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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의 항구시리즈를 아십니까.'
'항구시리즈'다. 아직 보편화되지는 않았지만 양 팀의 일부 팬들 사이에서 재미삼아 회자되더니 서서히 확산되고 있다.
'항구시리즈'는 얼핏들으면 '한국시리즈'와 발음이 비슷해서 양 팀 팬들 각자 한국시리즈까지 진출하기를 바라는 염원을 담아 '항구시리즈'를 외치기도 한다.
말 그대로 '항구시리즈'는 프로야구 사상 처음으로 플레이오프에서 만난 롯데와 SK의 연고지가 우리나라 대표적인 항국도시 부산-인천이기 때문에 유래됐다.
보통 다른 프로 스포츠에서도 부산-대구-서울 등의 연고지를 쓰는 구단이 플레이오프에서 격돌하면 경부선 시리즈라는 용어가 등장하곤 했다. 이번에는 기발하게도 항구도시가 소재로 떠오른 것이다.
흔히 부산은 제1의 항구도시, 인천은 제2의 항구도시로 불린다. 두 도시 항구의 물동-교역량 규모로 보면 1, 2위가 나뉠 수 있다. 하지만 인구-경제 규모와 서해안 시대 성장 속도 등을 감안하면 인천이 오히려 부산을 앞선다는 주장이 나올 정도로 두 도시는 라이벌 관계다.
이런 지역 라이벌 정서가 적절하게 어우러져 '항구시리즈'가 흥미로운 신조어로 떠오를 수 밖에 없었던 모양이다.
특히 부산과 인천을 연고지로 하는 다른 프로스포츠에서도 올시즌 프로야구처럼 치열하게 전개되는 플레이오프가 없었다.
게다가 두 지역 연고팀의 대결은 공교롭게도 박빙을 이루고 있어서 경쟁 구도가 더욱 치열하다.
대표적인 부산, 인천 연고지 종목은 프로축구와 프로농구. 프로축구에는 부산 아이파크와 인천 유나이티드가 있다. 부산 아이파크와 인천 유나이티드는 2005년 K-리그 챔피언십(4강 플레이오프)에서 한 차례 격돌한 적이 있다. 당시 인천 유나이티드가 2대0 완승을 거두고 결승에 올랐으나 우승에는 실패했다.
2004년부터 K-리그에 진출한 신생팀 인천 유나이티드는 부산 아이파크와의 역대 맞대결 전적에서 6승12무5패로 박빙의 우세를 보이고 있다.
그런가 하면 프로농구에서는 인천 전자랜드와 부산 KT가 항구 대결을 펼치는 중이다. 전자랜드는 프로농구 출범(1997년)때부터 전신인 대우 제우스-SK 빅스의 대를 이어 인천을 연고지로 사용중이고, KT는 전신인 코리아텐더(여수)가 해체되면서 2003년부터 부산으로 연고지를 옮겼다.
두 팀은 그동안 플레이오프는 물론 챔피언 결정전에서 한 번도 부딪힌 적이 없다. 그냥 정규리그에서만 치열하게 치고 받는 중이다. 올시즌 첫 대결인 지난 15일 인천 경기에서는 전자랜드가 71대65로 KT를 눌렀다. 하지만 통산 맞대결에서는 KT가 25승24패로 간발의 우세를 보이고 있다.
결국 프로축구, 프로농구에서의 항구시리즈는 확실하게 결판나지 않았고, 이번 프로야구 PO에서 진검승부를 가리게 된 것이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