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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양승호 감독은 전임 로이스터 감독, SK 이만수 감독대행은 전임 김성근 감독의 그늘에서 벗어나기 위해 애를 쓰고 있다. 그 노력은 플레이오프에서도 나타났다.
양 감독은 올시즌 롯데 새 사령탑에 올랐다. 시즌 초반 성적이 주춤할때 가장 많은 들은 이야기가 바로 전임 로이스터 감독과의 비교였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로이스터 감독보다 더 나은 성적을 올렸다. 로이스터 감독이 임기 3년 동안 준플레이오프에 팀을 진출시켰지만 양 감독은 정규시즌 2위에 오르며 플레이오프 직행권을 따냈다.
양 감독은 로이스터 감독의 장점은 이어갔다. 선수들과의 자유로운 소통을 앞세운 '큰형님' 리더십은 일맥상통했다. 하지만 부족한 부분은 확실하게 차별화를 시도했다.
플레이오프를 이틀 앞두고 양 감독은 지난 14일부터 부산에서 선수단 합숙을 시작했다. 큰 경기를 앞두고 선수들이 좀 더 집중하면서 준비할 수 있도록 한 조치였다. 반면 로이스터 감독은 포스트시즌 중에도 선수들을 귀가 시켰다.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게 경기력 향상에 더 도움이 된다는 게 로이스터의 주장이었다. 실제로 선수들은 합숙을 더 선호했다. 롯데 모 선수는 "집에서 출퇴근하면 아무래도 다른데 신경을 많이 쓰게 된다. 가족들 뿐만 아니라 지인들도 자주 찾아오고 연락을 하니까 불편했다"고 털어놓았다. 그라운드 안에서의 차별화도 분명히 있었다. 양 감독은 플레이오프를 준비하면서 수비 훈련을 중점적으로 시켰다. 지난 3년동안 롯데가 준플레이오프에서 패한 결정적인 이유가 바로 선수들의 실수였기 때문이다. 그 덕에 롯데는 2차전까지 단 한개의 실책도 범하지 않았다. 여기에 정규시즌에 사용했던 사인을 모두 교체했다. 혹시라도 있을 수 있는 상대팀의 사인 훔치기를 대비한 것이다. 로이스터 감독 시절 타 팀 코치들은 "롯데는 작전이 나오는 걸 다 알 수 있을 정도"라고 입을 모았다. 로이스터 감독으로부터 나오는 사인은 너무 단순해 상대가 금방 눈치를 챌 수 있었다.
이 감독 역시 전임 감독과는 차별화를 두고 있다. 전임 김성근 감독이 사퇴한 뒤 SK를 맡은 이 감독은 정규 시즌부터 권위를 벗어던지고 선수들과의 스킨십을 내세웠다.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선수들이 스스로 플레이할 수 있도록 도왔다. 요즘 이 감독이 가장 자주 하는 말 중 하나가 "야구는 선수들이 한다"이다. 이처럼 이 감독은 데이터 또는 작전에 의존한 야구보다는 선수들에게 맡기는 야구를 선호하고 있다.
플레이오프에서도 이 감독의 이 같은 스타일은 현재 진행형이다. 다소 불안한 부분도 있다. 지난 17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플레이오프 2차전에선 고든의 호투속에 경기 중반까지 양팀이 점수를 뽑지 못하는 팽팽한 투수전이 이어졌다. 이런 가운데 SK는 4회와 6회 선두 타자가 안타를 치고 나가는 찬스를 잡았다. 1점이 필요한 상황이었지만 이 감독은 보내기 번트가 아닌 강공 작전을 펼쳤다. 김 전 감독이었다면 100% 보내기 번트 작전이 나왔을 상황이다. 결국 이날 SK는 1대4로 패했다. 전임 감독과의 차별화도 좋지만 경기를 이기기 위해선 기본적인 작전은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신창범 기자 tigger@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