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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동열 감독 vs. 삼성 투수진'
특히 불펜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마무리 오승환을 축으로 한 정현욱 안지만 권오준 권 혁 등 현재의 최강 불펜진을 설계했다. 그뿐만 아니다. 차우찬과 정인욱 등 삼성의 미래를 책임질 젊은 투수들도 선 감독의 시선 속에 성장했다.
선 감독은 2009년부터 2년간 오승환이 무리하지 않도록 최대한 배려했는데, 올시즌 또한번의 47세이브란 결과물로 이어진 배경이 됐다. 현재 삼성 투수진이 갖고 있는 많은 강점 속에는 분명 선 감독의 흔적이 남아있다. 선 감독은 지난해 연말 사령탑에서 물러난 뒤에도 운영위원 자격으로 올초 오키나와 전훈캠프를 참관했다. 당시 류중일 감독과 함께 투수들의 불펜피칭을 지켜보며 조언하기도 했다.
선동열 감독도 18일 전화통화에서 이같은 상황에 대해 답했다. "최근 7,8년간 키우고 정들었던 투수들과 이제는 경쟁하는 관계가 됐다"고 묻자 선 감독은 웃으며 "이제는 싸워야지. 삼성과 좋은 경기를 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오승환이 18일 자체 청백전에서 1이닝 2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경기후 전화통화에서 오승환은 "선 감독님이 언젠가 한번은 KIA로 가실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적으로 만난다던가 하는 그런 생각은 없다. 어차피 KIA라는 팀과 경쟁하는 것이지 선 감독님을 상대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현실적인 대답이었다.
지난 2002년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삼성 소속이었던 조범현 배터리 코치가 SK 사령탑으로 선임됐다. 1년 뒤 포스트시즌에서 SK가 삼성을 이겼다. 내년 시즌에 선 감독이 이끄는 KIA가 삼성과 만날 때마다 화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 투수진의 전력, 연투능력 등을 속속들이 알고 있는 선 감독이다. 선 감독의 KIA행은 삼성에겐 잠재적인 전력 손실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김남형 기자 star@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