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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호 감독의 여유있는 포스트시즌 첫 나들이

이명노 기자

기사입력 2011-10-16 12:17


프로야구 롯데와 SK의 플레이오프 1차전 경기가 펼쳐질 16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양승호 감독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부산=전준엽 기자 noodle@sportschosun.com/2011.10.16


감독 데뷔 후 첫 포스트시즌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여유였다.

롯데 양승호 감독은 이번 플레이오프가 첫 포스트시즌 나들이다. 초보감독이지만 긴장하는 모습은 없었다. 오히려 취재진과 자연스럽게 농담을 주고 받을 정도로 들뜬 모습이었다.

16일 부산 사직구장. SK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을 앞두고 롯데 덕아웃은 취재진으로 가득 찼다. 양 감독은 "한국시리즈도 아닌데 왜이리 취재진이 많은지 모르겠다"며 웃었다. 특별히 긴장되지 않냐는 질문에 그는 "크게 다른 느낌은 없다. 하지만 정규시즌과 달리 뒤가 없다는 생각은 분명히 든다"고 답했다.

양 감독은 15일 열린 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에서 1,2,3차전 선발을 모두 공언한 바 있다. 이례적인 일이다. 그는 이에 대해 "저 쪽에서 선이 굵은 야구, 큰 야구 한다고 선발을 다 얘기해버리는데 어떡하나. 우리도 어차피 뻔하니 먼저 마이크 잡은 김에 전부 다 말해버렸지"라며 크게 웃었다. 곧이어 그는 "미디어데이는 SK 이만수 감독대행이 선배다. 난 처음이라 그게 그렇게 큰일인 줄 몰랐다"면서 "어차피 처음부터 고민하지 않았다. 코치들한테 다승 순으로 하자고 진작에 이야기했다. 선발 예고는 큰 의미가 없다고 본다. 당장 오늘 게임이 중요하지, 지금 3차전 대비하고 있겠나"라고 덧붙였다.

선발 공개에 대한 부담감은 전혀 없었을까. 그 속에는 오히려 심리적인 부분이 숨어있었다. 양 감독은 "3연승 이야기한 것도 4선발을 생각하지 않아서다. 세명으로 끝낼 것"이라며 "만약 내가 3승1패다, 3승2패다 이야기하면 선발투수 중 누군가는 진다는 말 아닌가. 선수들한테 좋지 않다"고 설명했다.

미리 3연승을 언급한 만큼 이날도 여유있는 모습이었다. 그는 투수 엔트리를 11명으로 정한데 대해 "3연전에 끝날텐데 11명 이상 뭐가 필요하나"라며 "우리 선발투수들은 5이닝 이상 책임져줄 수 있는 투수들이다. 연장전 같은 상황이 왔을 때 1이닝 이상 막아줄 수 있는 이용훈이나 이재곤이면 충분하다"라고 말했다.

한편, 취재진에게 재미있는 일화도 꺼내놓았다. 양 감독은 "오늘 경기장 주변에 온통 경호원이다. 평소처럼 오늘도 혼자 들어왔는데 경기장에 못 들어오게 막더라. 그래서 '죄송합니다. 여기 감독인데요'라고 하고 겨우 들어왔다"며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부산=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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