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일 부산 사직구장. SK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을 앞두고 롯데 덕아웃은 취재진으로 가득 찼다. 양 감독은 "한국시리즈도 아닌데 왜이리 취재진이 많은지 모르겠다"며 웃었다. 특별히 긴장되지 않냐는 질문에 그는 "크게 다른 느낌은 없다. 하지만 정규시즌과 달리 뒤가 없다는 생각은 분명히 든다"고 답했다.
양 감독은 15일 열린 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에서 1,2,3차전 선발을 모두 공언한 바 있다. 이례적인 일이다. 그는 이에 대해 "저 쪽에서 선이 굵은 야구, 큰 야구 한다고 선발을 다 얘기해버리는데 어떡하나. 우리도 어차피 뻔하니 먼저 마이크 잡은 김에 전부 다 말해버렸지"라며 크게 웃었다. 곧이어 그는 "미디어데이는 SK 이만수 감독대행이 선배다. 난 처음이라 그게 그렇게 큰일인 줄 몰랐다"면서 "어차피 처음부터 고민하지 않았다. 코치들한테 다승 순으로 하자고 진작에 이야기했다. 선발 예고는 큰 의미가 없다고 본다. 당장 오늘 게임이 중요하지, 지금 3차전 대비하고 있겠나"라고 덧붙였다.
미리 3연승을 언급한 만큼 이날도 여유있는 모습이었다. 그는 투수 엔트리를 11명으로 정한데 대해 "3연전에 끝날텐데 11명 이상 뭐가 필요하나"라며 "우리 선발투수들은 5이닝 이상 책임져줄 수 있는 투수들이다. 연장전 같은 상황이 왔을 때 1이닝 이상 막아줄 수 있는 이용훈이나 이재곤이면 충분하다"라고 말했다.
한편, 취재진에게 재미있는 일화도 꺼내놓았다. 양 감독은 "오늘 경기장 주변에 온통 경호원이다. 평소처럼 오늘도 혼자 들어왔는데 경기장에 못 들어오게 막더라. 그래서 '죄송합니다. 여기 감독인데요'라고 하고 겨우 들어왔다"며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부산=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