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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턴 테오 엡스타인(38) 단장이 시카고 컵스와 계약했다.
메이저리그는 단장의 영향력이 매우 크다. 한국과 일본과 달리 단장이 선수단 구성과 팀 운영에 대한 전권을 행사한다. 신인 선발부터 트레이드, FA(자유계약선수) 영입에 있어 단장이 전면에 나선다. 때문에 능력있는 단장의 영입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엡스타인은 지난 2002년 역대 최연소 단장으로 보스턴에 입성했다. 당시 나이는 29세. 그는 베이브 루스를 뉴욕 양키스에 헐값에 팔아넘긴 뒤 '밤비노의 저주'에 시달렸던 보스턴을 구해낸 장본인이다. 10년 동안 보스턴을 6차례나 포스트시즌에 진출시켰고, 2004년과 2007년에는 팀을 월드시리즈로 이끌었다.
컵스 역시 '염소의 저주'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에 '저주 해결사' 엡스타인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컵스는 마지막으로 월드시리즈에 진출했던 지난 1945년, 홈구장인 리글리필드에 염소를 데리고 나타난 팬의 입장을 거부한 이후 66년째 월드시리즈 무대를 밟지도 못하고 있다. 당시 그 팬은 "앞으로 이 구장에서 다시는 월드시리즈가 열리지 않을 것"이라고 독설을 퍼부은 바 있다.
컵스는 두번째 우승을 차지했던 1908년 이후 100년 넘게 우승하지 못하면서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오랜 시간 정상을 밟지 못한 불명예에 시달리고 있다. 과감한 투자에도 불구하고 3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하자 9년간 팀을 이끌었던 짐 헨드리 단장을 해임하고, 엡스타인에게 미래를 맡겼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