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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원'을 위하여….
준플레이오프, KIA 에이스 윤석민을 동료 선수들은 '윤동원'이라고 부른다. '윤석민+최동원'의 합성어다.
나지완의 설명이다. 11일 3차전서 패한 뒤 KIA 선수들은 모였다. 너무 무겁지 않은 분위기가 필요했다. "인천(5차전)에 짐 넉넉히 싸서 갔다가 바로 부산으로 가자고 했어요."
벼랑 끝에 몰린 KIA. 타자들은 4차전 등판을 자원한 윤석민의 존재가 든든하면서도 부담이 살짝 있었다. 극심한 타격 침체를 뚫고 일어서 윤석민을 도와주고픈 마음이 컸다.
11일 윤석민은 등판 전날임에도 개인 훈련을 했다. 8일 1차전에서 109개를 던지고 완투승을 거둔 이후 단 사흘의 휴식. 피로도를 떨쳐내지 못한 팔은 묵직했고 물집도 완전히 아물지 않은 상태였다. 묵묵히 훈련하는 윤석민을 지켜본 나지완은 "팔이 썩 좋지 않고 무거운 것 같던데"라며 안쓰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김선빈도 "물집도 괜찮지 않은 것 같더라"며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김선빈은 "저랑 최 정 선배랑 누가 먼저 안타를 칠까요? 저겠죠? 윤석민 선배가 나오는데"라는 농담으로 애써 부담을 털어내려고 애썼다. 최 정은 공교롭게도 3회 선제 2타점 적시 2루타를 치며 윤석민 조기 강판의 선봉에 섰다. 시리즈 첫 안타가 김선빈보다 먼저, 그것도 결정적인 순간에 터져나왔다.
하지만 아쉽게도 KIA 타자들은 끝내 '윤동원 만들기'에 성공하지 못했다. '너무 잘 하려는' 부담을 떨치지 못했다. 2회 무사 1,3루의 황금 찬스가 날아간 직후 윤석민은 3회를 넘기지 못하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용병 선수들까지 마중나와 에이스를 격려할 정도로 팀을 위해 희생하고 물러나는 동료의 모습에 모두의 마음이 짠하게 물들었다.
광주=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