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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이용규는 '커트의 달인'이다.
첫 타석에서 이용규는 자신의 진가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고든을 상대로 12구까지 가는 접전을 펼쳤다. 풀카운트에서 파울을 무려 7개를 걷어낸 후 12구째 131㎞ 슬라이더에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비록 출루는 실패했지만, 시작부터 고든의 힘을 빼앗았다는 점에서 효과적인 타격을 했다고 볼 수 있다. 이어 고든은 2번 김원섭과 3번 이범호를 상대로 각각 5개, 12개의 공을 던졌다. 이용규에게 혼을 빼앗긴 고든은 두 타자를 상대로 컨트롤을 잡는데 애를 먹으면서 긴 승부를 이어가야 했다.
하지만 이후 타석에서는 성급한 공격을 한 탓에 안타를 한 개도 치지 못했다. 3회 2사후 두 번째 타석에서는 초구 스트라이크를 그대로 보낸 후 2구째 바깥쪽 변화구를 밀어쳤는데 3루수 땅볼이 되고 말았다. 0-2로 뒤진 6회 무사 1루서는 고든의 초구와 2구 몸쪽 직구를 볼로 고른 후 3구째 144㎞짜리 높은 직구를 잡아당겼지만, 1루수 파울플라이에 그쳤다. 고든의 공격적인 코너워크와 허를 찌르는 볼배합을 극복하지 못한 결과다. 8회 1사후에는 SK 왼손 정우람을 상대로 3구째 바깥쪽 145㎞ 직구를 잘 밀어쳤으나 유격수 땅볼로 물러났다.
이용규가 4타석에서 상대한 공은 20개, 타석당 평균 5.0개였고, 헛스윙 비율은 10%였다. 첫 타석을 제외하면 정규시즌 때 쌓아둔 기록이 무색해진 하루였다.
광주=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