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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의 '귀환병' 김진우는 과연 언제 모습을 보일까.
5년만에 포스트시즌에 전격 합류한 KIA 우완투수 김진우가 준플레이오프 1, 2차전을 통해 아직 그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시즌 후반기 위력적인 '최동원 커브'를 앞세우며 팀의 뒷문을 틀어막을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여전히 베일에 쌓여있는 상황이다. '비밀병기'처럼 여겨졌던 김진우였기에, 과연 언제 그 모습을 나타낼 지에 대한 궁금증이 커진다. 김진우는 과연 어떤 상황에 나오게 될까.
그러나 한번 더 생각해보면 김진우가 나올 수도 있던 흐름이 있었다. 우선 1차전. KIA는 윤석민의 완벽에 가까운 투구로 9회초까지 5-0으로 앞섰다. 9회말 마지막 1이닝을 앞두고 윤석민의 투구수는 93개. 승부는 이미 5점차로 기운 상황이어서 윤석민에게 충분히 휴식을 주고, 김진우를 내보낼 수도 있었다. 실제로 김진우는 불펜에서 몸을 풀어놓고 있었다. 그러나 KIA 조범현 감독은 윤석민의 완투의지를 존중했다. 투구수가 적은 상황에서 에이스의 자존심을 살리는 선택을 한 것. 여기에는 불펜자원이 풍부하지 않고, 전력이 다소 떨어지기 때문에 아낄 수 있을 때 아끼는 게 낫다는 판단도 작용했다. 충분히 납득이 가는 판단이다.
아쉬운 것은 2차전이었다. 로페즈의 뒤를 이은 양현종과 손영민은 구위가 썩 좋지 않았다. 때문에 7회 2사 1, 3루의 위기를 만들어놨다. 여기서 조 감독의 선택은 한기주였다. 오른손 사이드암-왼손 정통파에 이어 오른손 정통파가 나올 만한 상황이었는데, 김진우가 아닌 한기주를 택한 것. 결국 박빙의 상황에서는 김진우보다는 한기주가 더 신뢰할 만한 카드였다는 증거다. 이는 2차전을 앞두고 "김진우를 1점차 상황에서 낼 수 있겠나"라고 한 조 감독의 말과 일맥상통하는 선택이다. 결과적으로 김진우는 박빙의 상황에서 중간이나 마무리로 낼 만한 카드는 아니라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3차전 이후부터는 다소 기용법이 바뀔 여지도 있다. 투구수 72개를 기록한 한기주가 3차전에 나오기는 힘들다. 4차전에서도 긴 이닝을 버틸 순 없다. 때문에 비슷한 스타일의 김진우가 한기주의 역할을 대신할 것으로 보인다. 1, 2차전의 필승조는 아니었지만 3, 4차전에서는 필승조가 되는 상황이다. 당장 3차전에서 서재응의 뒤를 왼손이나 사이드암이 받치고 나면 김진우가 투입될 확률이 크다. 과연 김진우의 '최동원 커브'는 언제 그 위력을 보일 지 기대된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