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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새 사령탑에 김진욱 투수코치(51)가 선임됐다.
김진욱 감독 선택은 사실 의외다. 화려한 경력의 스타급 사령탑이 아닌 내부 코치 출신 인물을 새 감독으로 선임했다는 것은 두산 구단도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다는 이야기다. 9월초 두산이 포스트시즌 진출이 사실상 좌절됐을 때부터 주변에서 새 감독에 대해 수많은 설과 하마평만 무성했을 뿐 유력 후보가 수면 위로 떠오르지 않았던 이유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두산은 신임 김 감독이 이론과 실기를 겸비한 실력자로 소통의 리더십을 발휘하며 선수들로부터 신임이 두텁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선수들과 친화력이 강하고 선수들의 고충을 잘 이해하는 지도자라는 것이다. 1군으로 승격한 투수들 사이에서는 "김진욱 코치님 덕분에 야구를 더 열심히 할 수 있게 됐다"는 감사의 뜻을 전하는 선수들이 많았던 것도 사실이다.
두산 김승영 사장은 신임 감독 선임에 대해 "오늘 아침 결정됐다. 가장 큰 측면은 투수 보강 부분이었다. 올해 마운드가 많이 망가졌기 때문에 투수 출신 지도자가 필요하다는게 구단 내부의 전반적인 의견이었다"며 "선수들 얘기를 들어봐도 신임 감독에 대한 선호도가 높았고, 선수단 전체를 아우를 수 있는 그런 스타일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사장은 "게다가 신임 감독은 우리 팀에서 오랫동안 선수생활을 했고, 지도자를 했기 때문에 팀 사정을 누구보다 잘 안다. 팀을 빨리 추스를 수 있는 인물이다"며 "그룹에서도 김 감독에 대해 어느 정도는 평가를 하고 있었던 터다. 인성 측면에서 상당한 점수를 받았다고 보면 된다. 나도 몇년 전부터 김 감독을 봐왔고, 선수, 코치들, 현장 직원들의 얘기를 듣고 종합적으로 판단한 결과 감독 후보로 손색없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두산은 지난 2004년 김경문 감독 선임 당시에도 '파격', '의외'의 선택이라는 시선을 받았었다. 이번에도 두산 특유의 의사결정 특성이 그대로 묻어났다고 볼 수 있다. 새로운 분위기와 선수단을 하나로 만드는 리더십이 필요한 두산으로서는 최선의 선택을 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