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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의 뒤늦은 후회 '왜 박진만을 잡지 않았을까'

신창범 기자

기사입력 2011-10-04 14:10 | 최종수정 2011-10-04 14:32


3일 오후 서울 잠실구장에서 두산과 LG의 경기가 열렸다. 1회말 두산 임재철이 기습번트를 시도한 후 1루에서 아웃되고 있다.
잠실=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2011.10.03.


'왜 그때 박진만을 잡지 않았을까.'

4강 탈락에 이어 7위로 추락한 LG의 뒤늦은 후회다.

LG는 3일 잠실 두산전에서 패하면서 7위로 떨어졌다. 이날 패배의 빌미는 내야 수비수가 제공했다. 선발 주키치는 1회말 1사 1,3루에서 최준석을 유격수 땅볼로 유도했다. 깔끔하게 이닝을 마칠 수 있는 상황. 하지만 더블플레이 과정에서 유격수로부터 공을 받은 2루수 백창수가 1루 송구 실책을 범하면서 첫 실점했다. 최준석의 느린 발을 고려하면 성급하게 송구할 이유가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백창수는 하늘로 공을 던졌다. 공은 두산 덕아웃 쪽으로 들어가 타자 주자 최준석은 2루까지 갔다. 곧바로 양의지에게 1타점 안타를 맞으면서 0-2로 밀렸다. 마운드에서 만큼은 다혈질은 주키치는 이때부터 흔들렸고, 결국 3⅔이닝 6실점(4자책)한 뒤 조기 강판됐다.

이날 경기 뿐만이 아니다. LG는 올시즌 내야 수비 불안으로 놓친 경기가 많았다. 키스톤 콤비인 오지환과 박경수가 시즌 스타트를 끊었지만 오지환이 부상으로 빠지면서 내야가 흔들렸다. 여기에 1루수 이택근마저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내야진이 크게 흔들렸다. 서동욱이 여러 포지션을 백업했고, 박경수는 2루수와 유격수 자리를 왔다갔다 했다. 어쩔수 없는 조치였지만 전문가들은 잦은 내야 수비 이동은 독이 된다고 꼬집은 바 있다. 특히 2루수가 유격수로 자리를 옮길 경우 수비 범위와 송구 방법이 달라지기 때문에 신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LG는 경기 도중에도 수시로 내야수를 바꿨다. 결국 LG는 130경기를 치른 현재 95개의 실책으로 롯데(102개)에 이어 가장 많은 실책을 범했다. 내야의 안정은 투수에게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비중이 크다.

LG는 올시즌에 앞서 베테랑 내야수를 영입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지금은 SK 유니폼을 입고 뛰고 있는 박진만이다. 박진만은 지난해 시즌이 끝난 뒤 삼성에서 나와 자유의 몸이 됐다. 보상 선수나 보상금을 지급해야 하는 자유계약선수(FA)도 아니었다. 박진만도 서울팀에서 뛰고 싶은 욕심이 있었다. 하지만 LG는 적극적이지 않았다. 많은 나이(35세)와 예전같지 않은 수비 실력을 이유로 들었다. 그러나 박진만은 현재 SK 내야의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해주고 있다.

LG의 내야 걱정은 내년에도 계속된다. 당장 박경수가 올겨울 군에 입대한다. 젊은 내야수 뿐이다. LG는 당장 올겨울 내야진을 어떻게 구성할지가 시급한 과제다.


신창범 기자 tigger@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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