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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감독은 "이대수는 한상훈 강동우와 함께 팀이 탈꼴찌를 하는데 공격과 수비에서 만족스런 활약을 보여준 선수"라고 칭찬했다.
그도 그럴것이 이대수는 수비 부담이 많은 유격수를 맡으면서도 3일 현재 120경기에 출전해 358타수 109안타(8홈런) 타율 3할4리를 기록하고 있다.
프로생활 11년 만에 처음으로 평균 3할 타율을 바라보고 있는 이대수는 생애 첫 골든글러브(유격수 부문)도 바라볼 수 있다는 팀 안팎의 평가에 따라 기대에 부풀어 있다.
하지만 그런 그가 힘겨운 날을 보내고 있다. "큰 욕심 부리지 않고 여기까지 달려왔는데 나에게 왜 이런 시련이 닥치는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할 정도다.
크지는 않지만 은근히 지겹도록 자신을 괴롭히는 부상때문이다. 이대수는 지난달 24일 롯데전에서 베이스 러닝을 하는 과정에서 오른발 뒤꿈치를 다쳤다. 발 부위에서 뒤꿈치의 피부가 유독 얇은데 베이스 모서리를 뒤꿈치로 콱 내딛는 바람에 충격을 받았다.
뼈에 금이 간 것은 아니지만 통증이 너무 심해 발을 지탱하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이대수는 부상 이후 5경기중 4경기의 선발 라인업에서 빠지는 등 8타석 밖에 출전하지 못했다. 후반기에만 4할1푼대의 경이적인 타율도 부상 이후 1할4푼3리로 떨어졌다. 이전에 벌어놓은 게 있기 때문에 3할 타율을 유지한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이대수는 2일 넥센전에서 교체 출전해 2타석에 들어서면서 규정타석(팀 전체 경기수 133 × 3.1=142)은 간신히 채웠다. 규정타석을 채우지 못해 골든글러브 후보자격을 얻지 못하는 최악의 위기는 일단 넘긴 것이다.
3할 타율을 유지하는 게 남은 숙제다. 이대수는 "타격을 하려면 두 발을 땅에 탄탄하게 지탱하고 하체가 안정된 상태가 돼야 하는 게 기본인데 오른발에 힘을 주지 못하니 답답하다"고 말했다.
그래서 이대수는 장타 욕심은 엄두도 내지 못하고 감각으로 볼을 맞히는데 의존하고 있다고 한다.
수비도 걱정이다. 통증 때문에 민첩성이 떨어지고 과감한 허슬플레이를 시도하기가 쉽지 않다. 유격수 가운데 최저 실책(10개) 기록을 끝까지 유지해야 골든글러브 가능성도 높아진다.
한 감독도 답답하기는 마찬가지. 막판 5위 싸움을 해야 하기 때문에 주전 이대수의 발 상태를 만날 체크하며 가슴을 졸이고 있는 형국이다.
그래도 이대수는 잔부상 앞에 무릎 꿇지 않겠다고 했다. 11년 만에 맞은 개인 최고 전성기를 떠나 팀의 5위 등극이라는 더 명확한 목표가 있기 때문이다.
"답답하지만 어쩌겠습니까. 버틸 때까지 버텨봐야죠." 지난 겨울 자신에게 '지독했던' 이대수는 다시 독해지고 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