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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려도 몇 번은 잘렸을 텐데…."
1일 넥센전에서 한화 한대화 감독은 '야왕'의 한수를 뽑아 들었다. 1회말 주전 좌익수 최진행을 과감하게 빼는 대신 오재필을 투입한 것이다.
일종의 문책성 조치였다. 최진행은 1회초 공격에서 전날 경기부터 3타석 연속으로 삼진을 당하며 타격감을 찾지 못했다. 한 감독이 4번 타자의 책임감을 일깨우기 위해 최진행을 빼버렸다.
오재필은 "프로에 데뷔하고 나서 수술만 하느라 팀에 도움이 안된 것 같아 솔직히 마음이 무거웠다"면서 "나같은 선수는 잘려도 몇 번은 잘렸을 텐데 지금까지 믿고 기회를 주신 구단과 감독님께 감사하다"고 말했다.
대수비로 교체돼 들어갈 때 너무 이른 출전기회에 내심 놀랐으면서도 "뭐라도 하고 나와야겠다"고 덤덤하게 다짐했다는 오재필. 그냥 뭘 한 게 아니라 결승 만루포라는 '큰일'을 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