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병규는 이택근과 함께 23일 1군 엔트리에 등록됐다. LG 박종훈 감독은 22일 주장 박용택과 내야 백업요원 백창수를 2군으로 내려보낸 대신 둘을 1군으로 불러들였다. 두 명 모두 장기간 부상으로 이탈해있던 선수들. 특히 이병규는 올시즌 첫 1군 무대다.
이병규는 오른 무릎 부상으로 스프링캠프가 한창이던 지난 2월 일본 오키나와에서 조기 귀국했다. 십자인대 부상이었다. 이병규는 수술과 재활을 놓고 긴 고민에 빠졌고, 팀과 상의 후 회복 기간이 오래 걸리는 수술 대신 재활을 선택했다. 금방 돌아올 것만 같았던 그는 오랜 재활의 시간을 겪었다. 생갭다 부상이 심각했기 때문. 7월이 되서야 2군 경기에 나서기 시작했고, 이마저도 수비 부담 없는 지명타자 출전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이병규는 박 감독의 마음을 만족시키지 못했다. 복귀일이었던 23일 잠실 넥센전에 대타로 나서 2타수 무안타에 그쳤고, 24일에는 큼지막한 안타를 날렸지만, 선행주자 추월 아웃이라는 보기 드문 실수까지 저지르며 팀 패배를 물끄러미 지켜볼 수 밖에 없었다. 절치부심한 그는 25일 넥센전과 27일 대전 한화전서 안타 1개씩을 날리며 타격감을 조율하더니 28일 경기서는 4회 동점 솔로포를 쏘아 올렸다. 지난해 9월1일 부산 롯데전 이후 361일 만에 나온 홈런포였다.
이병규 역시 팀에 미안한 마음이 컸다. 경기가 끝난 뒤 그는 "그동안 팀에 보탬이 못되서 미안했다. 오랜만에 내 역할을 해서 기쁘다"고 말했다. 한없는 믿음을 보였던 박 감독 역시 "오늘의 수훈 선수는 작은 이병규를 꼽고 싶다. 타선에서 공격을 잘 이끌어줬다"며 콕 집어 그를 칭찬했다.
지난해 데뷔 처음으로 풀타임을 소화하면서 3할 타율을 기록했던 그다. 이번에는 포스트시즌 진출이라는 더 큰 과제가 눈앞에 있다. 일단 분위기 전환은 성공시킨 듯 하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