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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규: 뭘 말입니까?
한 감독: 저번 올스타전에서 네가 MVP 탔다고 내가 끌어안고 좋아하면서 좋은 그림 만들어줬잖아.
한 감독: 그래도 자장면이라도 한 그릇 사야지. 내가 배번(9번)까지 너한테 물려줬는데.
이병규: 아, 그렇죠. 제가 계보를 잇고 있죠. 언제 한 번 모실게요.
이 때 김 코치가 다가오며 인사를 했다. 예의를 갖추기 위해 모자를 벗는 순간 최근 삭발한 머리가 드러났다. 한 감독은 박장대소를 했다.
한 감독: 야, 너 머리를 왜 그렇게 만들어놨냐. (훈련중인 LG 오지환을 가리키며) 쟤도 박박 밀었더구만.
김 코치: 아이고, 쑥스럽습니다.
한 감독: 속세를 벗어나고 싶어? 어느 절로 보내줄까?
이병규: (대전구장 맞은쪽 보문산을 가리키며) 저∼기 보문사로 보내드려요.
한 감독: 아니여, 이왕이면 좀 멀리가라. 김 코치는 선운사로 가고, 오지환은 불국사로 보내줄게.
김 코치: (연신 머리를 어루만지며) 수행하는 마음으로 열심히 하겠습니다.
한 감독: 너희들 내가 어떻게 동국대 나온 걸 알고 이렇게까지 몸으로 실천해 보이냐. (동국대 불교재단 학교다)
상대팀 후배들과의 만담으로 근심을 잠깐 털어낸 한 감독은 그제서야 홀가분해진 표정이었다.
대전=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