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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즈 160㎞ 공 받은 심광호, "공이 떨어지지 않았다"

이명노 기자

기사입력 2011-08-28 12:15 | 최종수정 2011-08-28 12:14


26일 대전 한밭야구장에서 2011 프로야구 LG와 한화의 경기가 열렸다. LG 선발투수 리즈가 한화 타자들을 상대로 볼을 던지고 있다.
대전=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2011.08.26


말로만 듣던 160㎞, 드디어 나왔다. 직접 받은 포수는 어떤 느낌이었을까.

LG 외국인 투수 리즈가 지난 26일 대전 한화전에서 전광판에 161㎞를 찍었다. 2회말 2사 후 한화 이대수에게 던진 초구는 160㎞를 기록했고, 4회말 선두 타자 가르시아에게 던진 두번째 공은 161㎞가 나왔다. 하지만 양팀 전력 분석팀의 스피드건에 두차례 모두 160㎞로 기록되면서 리즈의 '160㎞'가 한국 프로야구 사상 가장 빠른 공이 됐다. 이는 비공인 신기록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스피드건의 종류와 위치, 각도가 구장마다 다름을 이유로 투구 스피드를 공인기록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이날 리즈가 던진 160㎞짜리 공을 받은 포수 심광호의 기분은 어땠을까. 심광호는 스포츠조선과의 전화통화에서 "리즈의 공이 워낙 빠르지 않나. 실수없이 받는데만 집중하다 보니 그 정도일 줄은 몰랐다"면서 "공을 받은 뒤에 전광판에 찍힌 숫자를 보고서야 알았다. 색다른 기분이었고, 한편으로는 영광이었다"고 말했다.

리즈는 국내 무대 입성 당시부터 160㎞대의 강속구를 던지는 투수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컨트롤을 위해 구속을 낮추면서 직구 구속이 150㎞대 초중반에서 형성됐다. 하지만 이날 리즈는 160㎞를 두차례 기록한 것은 물론, 150㎞대 후반의 직구를 계속해서 던졌다. 사실 리즈의 불꽃투 뒤에는 모처럼 주전 마스크를 쓴 심광호가 있었다.

이날 경기 전 리즈의 공을 받아본 심광호는 뭔가 심상치 않음을 느꼈다. 그는 "리즈가 꼭 이겨야된다고 마음먹은 것 같았다. 평소보다 힘이 많이 들어가는 느낌이었다"고 설명했다. 경기가 시작되니 역시나였다. 직구 볼끝이 묵직했다. 그는 강점의 극대화를 선택했다. 심광호는 리즈에게 '구질을 단순하게 가자. 직구가 좋으니 힘으로 밀어붙이자. 공이 좋으니 걱정하지 말고 편하게 던져라'라고 주문했다. 이날 직구 비율은 67.6%(105개 중 71개)에 이르렀다. 최근 좋지 않았던 체인지업을 과감하게 버리고, 나머지 부분은 슬라이더와 슬러브로 채웠다. 결과도 좋았다. 리즈는 6이닝 동안 안타 5개와 4사구 4개를 허용하기는 했지만, 1실점으로 비교적 호투했다.

가장 궁금한 부분을 물었다. 160㎞짜리 직구가 다른 투수들의 공과 확실히 달랐을까? 심광호는 이에 대해 "낮은 코스로 들어올 때 분명한 차이를 느꼈다. 공이 떨어질 것 같은데 끝까지 안 떨어지더라. 당연히 블로킹해야될 코스라고 생각했는데 안 떨어져서 당황스러웠다"고 답했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26일 대전 한밭야구장에서 2011 프로야구 LG와 한화의 경기가 열렸다. 2회말 LG 심광호(오른쪽)가 리즈의 볼에 머리를 맞은 한화 이대수를 위로하고 있다.
대전=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2011.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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