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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전부터 불안했던 마운드
LG 선발진은 지난해와 완전히 물갈이됐다. 유일하게 시즌 내내 로테이션을 지켰던 봉중근은 시범경기에서 팔꿈치 통증을 느낀 뒤 개막 후 한달 만에 엔트리에 합류했다. 하지만 4경기에 등판한 뒤 팔꿈치 수술을 받고 전력에서 이탈했다. 봉중근마저 빠지면서 LG 선발진에 익숙한 얼굴은 4,5선발인 김광삼과 심수창(현 넥센)만이 남았다.
하지만 강력해진 선발에 비해 불펜은 이렇다 할 보강이 없었다. 이동현-김광수(현 한화)의 셋업맨-마무리 조합은 다른 구단에 비해 무게감이 현저히 떨어졌다. 또한 좌완 필승조 오상민마저 불미스러운 일로 시즌 초 웨이버 공시됐다. 결국 마무리를 신인 임찬규에게 맡기는 상황까지 왔다. 씩씩하게 던지던 임찬규 역시 마무리의 중압감을 이겨내지 못했다. 4연속 볼넷을 내준 6월17일 잠실 SK전을 끝으로 힘을 잃었다.
잘 나가던 LG는 6월15일 삼성에게 패하며 4위로 내려앉은 뒤 좀처럼 살아나지 못했다. 이후 성적에 대한 조바심에 7월 들어서는 선발 3인방을 한차례씩 마무리로 등판시켰다. 여기서 2승을 거두긴 했지만, 세 명 모두 한동안 페이스를 잃어 고전했다. 박종훈 감독 역시 당시 투수기용에 대해 "데미지가 컸다"고 책임을 인정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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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팀 배팅, 잇따른 부상 악재
뒷문이 불안했지만, 시즌 초반에는 화끈한 방망이로 이를 이겨냈다. 5월까지 리그에서 가장 많은 안타(458개)와 홈런(42개)를 때려냈다. 팀 타율 역시 2할7푼6리로 1위. 특히 베테랑 3인방의 활약이 눈부셨다. 최고참 이병규는 5월까지 3할8푼4리의 타율에 9홈런 33타점으로 회춘한 모습을 보였고, 주장 박용택 역시 3할2푼6리 9홈런 37타점으로 맹활약했다. 조인성도 3할5리 8홈런 33타점으로 지난해 활약을 이어갔다.
하지만 6월 들어 이상하리만큼 방망이가 침체되기 시작했다. 화끈한 득점력을 잃으면서 순위 역시 3위(14일), 4위(15일)로 급격히 떨어졌다. 같은 기간 LG를 제압한 삼성은 순식간에 2위로 뛰어올랐다. 당시 LG 타자들의 스윙은 지나치게 컸다. 시즌 초반부터 워낙 잘 맞아왔으니 욕심이 생긴 것. 찬스에서 한 방을 노리다 고개를 숙이는 경우가 많아졌다. 어느 순간부터 팀 배팅은 보이지 않았다.
또한 주전들의 부상도 많았다. 오지환이 오른 손등 수술로 가장 먼저 이탈했고, 이진영은 수비 도중 외야펜스에 충돌하며 왼쪽 어깨를 다쳤다. 이대형은 사구로 오른쪽 복사뼈에 실금이 갔고, 허리 통증으로 시즌 합류가 늦었던 이택근은 재차 통증을 호소하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부상은 연쇄적으로 발생했고, 모두 한달에서 두달 이상 자리를 비웠다. 멀티플레이어 서동욱과 외야 유망주 정의윤, 내야 유틸리티 요원 김태완, 수비형 유격수 윤진호 등이 주전으로 기용되며 공백을 메웠지만, 무게감 면에서 떨어졌던 게 사실이다.
지금은 부상자들이 모두 돌아왔지만, 그 효과는 보이지 않는다. 이미 시즌 초반의 '어느 팀이든 이길 수 있다'는 분위기는 사라진 지 오래였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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