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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KIA, '돌려막기' 한계 왔나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1-08-25 12:33 | 최종수정 2011-08-25 12:33


7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기아와 SK의 경기. 서재응에 이어서 6회 2사에 마운드를 물려받은 기아 손영민이 3.1이닝 동안 1실점의 호투를 펼치며 팀의 6대1 승리를 지켰다.
/2011.8.7/인천=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도무지 '브레이크'가 잡히질 않는다.

KIA의 하락세가 길어지고 있다. 지난 21일 목동 넥센전에서 9대5로 승리하며 6연패의 수렁에서 탈출한 기쁨도 잠시 뿐이었다. 롯데와의 부산 원정경기에서 또 2연패를 당했다. 최근 10경기에서 2승8패의 극심한 부진세. 사실 전혀 의외의 일이라고 볼 수는 없다. 7월초부터 주선선수들이 연달아 부상으로 나가떨어지면서 언젠가 위기가 올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다. 그러나 KIA는 지금껏 '5할 승부'를 꼬박꼬박 해왔다. 백업 선수들을 적극 활용하는 용병술로 예상을 뒤엎은 결과다. 하지만, 이제는 이같은 백업선수들을 활용한 '돌려막기'도 한계에 부딪힌 듯 하다.

24일 현재까지 KIA의 8월 성적은 7승13패다. 남은 6경기에서 모두 이겨야 간신히 월간 승률 5할을 맞출 수 있다. 월간 최저승률(11승12패, 0.478)을 기록한 올 4월보다 더 나쁜 성적을 낼 가능성이 크다.

투타 구분할 것 없이 총체적으로 부진한 것이 원인인데, 보다 세세히 살펴보면 불펜진의 부진에 조금 더 초점을 맞출 수 있다. KIA는 8월에 8개 구단 중 가장 많은 역전패(6패)를 당한 반면, 가장 적은 역전승(2승)을 따냈다. 5회까지 앞섰던 8경기 중에서 단 2경기만 이겼을 뿐, 6경기는 모두 뒤집혔다. 7회까지 뒤지다가 역전승한 경우는 12번의 케이스 중 단 한 번도 없었다.


KIA 유동훈. 스포츠조선 DB
불펜진의 힘이 그만큼 떨어졌다는 증거로 해석된다. 현재 KIA에는 '필승조'가 사라졌다. 7월까지는 그래도 심동섭-손영민-유동훈이 좋은 활약을 펼쳐줬는데, 이들의 구위가 크게 떨어졌다. 6월들어 1승2홀드1세이브에 방어율 4.15를 기록했던 손영민은 아예 지난 18일 우측 어깨염증으로 2군에 내려갔다. 유동훈은 9경기에 나왔는데, 방어율이 무려 10.13이나 되면서 2패만 남겼다. 그나마 심동섭이 10경기에 나와 방어율 1.54에 1홀드 1세이브를 기록했지만, 혼자서 모든 것을 책임질 수는 없다. 현재 엔트리에 있는 차정민 박성호의 구위는 '필승조'가 되기에는 2% 부족하다.

KIA 조범현 감독은 지난 7월30일 로페즈가 옆구리 부상으로 재활군에 내려간 이후 김희걸이나 박경태 등을 대체선발이나 롱릴리프로 기용하고, 심동섭 손영민 유동훈으로 뒤를 받치는 전략으로 위기에 대처했다. 한기주나 조태수 홍건희 등도 적극 활용했다. 8월 중순까지는 이 계획이 잘 들어맞아서 정확히 6승6패로 5할 승률을 유지했다. 7월 중순 "당분간 승률 5할 유지에 주력할 수 밖에 없다"는 계획대로였다.

하지만, 로페즈의 공백과 최희섭 김상현 이범호 등 중심타자들의 이탈이 길어지면서 결국 불펜진의 힘도 크게 떨어지고 말았다. 고육지책으로 쓴 '돌려막기'에 한계가 온 이유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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