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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처럼의 멀티홈런, 그러나 이제는 더 신중할 필요가 있다.
이는 지난달 29일의 시즌 첫 멀티홈런 이후 나지완의 행보를 통해 유추해볼 수 있다. 이날 홈런 2개를 포함해 4타수4안타를 친 나지완은 데뷔 후 한 경기 최다타점(7타점)기록을 경신했다. 이 경기를 통해 나지완의 레벨은 한 두 단계 이상 성장한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이날의 활약이 마치 '일장춘몽'인 양 이후 극도의 부진에 빠져들었다. 30, 31일 광주 넥센에서 모두 무안타로 침묵하더니 멀티홈런 달성 이후 10경기에서 39타수 6안타(타율 1할5푼4리) 3타점에 그친 것. 6개의 안타는 모두 단타였고, 삼진은 무려 11개나 됐다.
결과를 두고 보면 멀티홈런이 각성의 계기가 된 것이 아니라 오히려 부진의 단초가 된 것이다. 무엇이 문제였을까.
또 한편으로는 기술적인 면에서 찾을 수 있다. 타고난 힘을 바탕으로 콤팩트한 스윙을 하는 나지완은 공과 배트가 만나는 임팩트를 최대한 끌고 나가 장타를 만들어내는 유형이다. 그러나 멀티 홈런 이후 이러한 장점이 다소 흐려졌다. 앞서 심리적인 면과도 연관을 찾아볼 수 있는데, 역시 타석에서 너무 잘 치려다보니 궤적이 커지면서 오히려 정타가 안나오게 된 것으로 볼 수 있다.
결국 이같은 현상을 반복하지 않으려면 부담감을 털고 더 신중해야 할 필요가 있다. 24일 롯데전의 멀티홈런이 반가우면서도 조심스러운 이유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