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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이만수 감독대행이 지휘봉을 잡은 뒤 거둔 성적은 1승3패다.
23일 두산전에 앞서 직접 베팅볼을 던졌던 이 감독대행은 "타격이 너무 부진하다. 선수들이 자신감이 없이 배트를 휘두른다. 그래서 '삼진을 당해도 좋으니 강하게 때려라'고 주문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말 애가 탄다. 지금 상황에서는 기술적인 부분보다 선수들의 자신감을 올리는 게 급선무"라고 덧붙였다.
아이러니컬하기도 하다. 화려한 현역시절을 거친 그는 1984년 프로야구 최초로 타격 3관왕(타율, 타점, 홈런)을 달성한 '타격의 전설'이다. 그런 이 감독대행이 지도자로서 가장 어려운 시기에 팀 타격의 침체때문에 고민에 빠져 있다.
그런데 김 감독이 자진사퇴를 발표한 17일 삼성전에서 단 1점도 얻지 못하면서부터 일이 꼬이기 시작했다. 김성근 전 감독의 자진사퇴와 연이은 경질사태, 그리고 팬들의 항의물결이 팀 타선에 악영향을 미쳤다.
어찌보면 당연했다. 야구에서 승리를 위해 가장 중시되는 것은 투수력이다. 투수력이 타력보다 기복이 훨씬 덜 심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안정적인 투수력을 갖추게 되면 기복없는 경기력을 가질 수 있다. 그만큼 타격 사이클은 기복이 심하다. 때문에 모든 현장 지도자들은 "방망이는 믿을 게 못 된다"고 한다. 팀 입장에서도 그렇고 개인 입장에서도 그렇다.
타격 테크닉과 심리적인 자신감이 결합되어야 좋은 타격이 나올 수 있다. 그러나 4년 동안 강력한 카리스마에 이끌려 동고동락한 김 전 감독의 자진사퇴와 거기에 따른 그라운드 안팎의 뒤숭숭하면서 침체된 분위기는 SK 선수 개개인의 타격감에 악영향을 미쳤다.
이 감독대행은 김 전 감독의 경질사태로 인한 SK 팬의 거센 비판에 대해 "팬들의 심정도 이해가 간다. 지금은 원정경기보다 홈경기가 훨씬 부담스럽다"고 했다. 선수들도 마찬가지였다. A 선수는 "확실히 집중력이 떨어지는 부분이 있다.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우리가 극복해야 할 부분"이라고 했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