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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이만수 감독대행은 선수들과 면담을 진행하고 있다. 그는 23일 김광현과 면담을 했다. 이번 면담 릴레이에 핵심적인 이유다. 그가 후반기 SK의 도약에 핵심적인 열쇠를 쥐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여정은 순탄치 않았다. 지난해 충격적인 2군행을 경험하기도 했고, 올해도 2군행과 복귀, 그리고 재활의 연속이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우승 이후 뇌경색으로 인한 '안면마비' 때문이었다. 그 와중에 야신은 김광현의 경기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당근보다 채찍을 많이 사용했다. 그러나 김 전 감독은 자진사퇴했다. 이제 이만수 감독대행체제다. 김광현의 위치는 어떻게 바뀔까.
그는 최근 한창 컨디션을 올리고 있는 김광현의 기용을 놓고 장고를 거듭했다. "내 머릿속에 김광현은 없다"고 말하면서도 "김광현의 상태를 일부러 점검하지 않았다. 만약 보면 마운드에 올리고 싶어질테니까"라고 말하기도 했다.
에이스로서 신뢰를 하지만, 좀 더 완벽한 상태에서 올리겠다는 의미. 팀에 시너지 효과를 위해서 더 필요한 부분이었다.
겉으로 볼 때는 끊임없는 채찍을 들었지만, 그만큼 김광현을 확실히 성장시키겠다는 의미. 대한민국 최고의 좌완 중 하나지만, 더욱 발전하기 위한 바람도 숨어 있었다.
하지만 김광현이 에이스로서 역할은 자연스럽게 축소됐다. 사실 김 전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던 SK에서 김광현은 '불완전한 에이스'였다. 그가 완벽한 상태에서 전력에 가세하면 이보다 더 좋을 순 없었다. 하지만 특정 선수에게 의존하지 않는 김 전 감독의 스타일 상 김광현의 공백상태에 대한 이중, 삼중의 안전장치들이 있었다. 전병두 고효준 등 롱릴리프와 정우람 정대현 등 중간계투를 중용하면서 김광현의 공백에 대한 대비 시스템을 만들었다.
진정한 에이스의 갈림길
이제 때가 됐다. 당초 김 전 감독은 "9월 안에 김광현은 돌아온다"고 했다. 게다가 지금의 변화된 상황도 김광현의 복귀를 재촉한다.
SK의 수장이 바뀌었다. 김 전 감독의 자진사퇴로 이만수 감독대행이 지휘봉을 잡았다.
22일 현재 53승43패로 2위인 SK가 도약하기 위해서는 에이스의 힘이 필요하다. 김 전 감독의 갑작스러운 사퇴로 사령탑에 부임한 이 감독대행은 많은 부담감을 가지고 있다. 이런저런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확실한 성적이 필요하다. 에이스가 필요한 또 다른 이유다.
에이스로서 김광현의 위상은 바뀔 공산이 크다. 야신의 지휘 아래 김광현은 부진하면 가차없이 마운드에서 내려오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이 감독대행은 스타일이 다르다. 김 전 감독이 변화무쌍한 투수용병술을 자랑했다면, 이 감독대행은 정공법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 김 전 감독이 완벽한 상태에서 등판을 선호했다면, 이 감독대행은 실전을 통한 감각유지 기회를 줄 가능성이 많다. 즉, 이 감독대행의 스타일 상 전체적으로 선발을 좀 더 길게 가져갈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즉, 김광현이 정상적인 컨디션을 되찾는다고 가정하면 팀내 에이스로서의 위치는 더욱 안정적이고 공고해질 수 있다.
수장이 바뀐 SK는 확실히 혼란스럽다. 진정한 에이스의 갈림길에 선 김광현. 이젠 온전히 그에게 달렸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