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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근 감독 왜 김광현을 혹독하게 다뤘나

류동혁 기자

기사입력 2011-08-23 13:18 | 최종수정 2011-08-23 13:32


올해 2월 오키나와 전지훈련에서 투구지도를 하는 SK 김성근 전 감독(왼쪽)과 김광현. 스포츠조선DB

최근 김광현의 공식적인 반응은 들을 수 없다. 현재 재활군에서 컨디션을 끌어올리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스승인 SK 김성근 전 감독의 자진사퇴 이후 김광현은 '감독님...'이라는 글을 자신의 미니홈피에 올렸다. 짧지만 많은 것이 함축돼 있는 말이다. 아쉬움이나 안타까움 이상의 여운이 담겨져 있다.

김 전 감독은 김광현을 혹독하게 다뤘다. 투구 밸런스가 흐트러졌다 싶으면 가차없이 충격의 2군행을 지시했다. 김광현은 최근 2년간 세 차례나 2군에 내려갔다 왔다.

이런 혹독한 가르침 속에 김광현은 2007년 데뷔 이후 급성장하면서 최고의 투수로 우뚝 섰다.

기본적으로 둘 사이의 믿음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 훈련은 고통스럽지만, 결과는 달콤했기 때문에 둘의 신뢰관계는 매우 공고해졌다.

볼의 위력만을 놓고 보면 김광현의 구위를 압도할 투수는 거의 없다. 하지만 완급조절능력과 제구력은 그의 약점. 때문에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류현진이 김광현보다 낫다"고 했다. 김 전 감독도 "현재는 류현진이 확실히 더 낫다. 그러나 김광현이 자신의 약점을 메우면 훨씬 더 좋은 투수가 될 수 있다"고 했다.

그 목표를 위해서 김 전 감독은 사정없이 밀어붙였다. 강한 훈련이 특징인 김 감독의 스타일 상 김광현도 예외가 될 수 없었다. 중간중간 칭찬도 곁들였지만, 확실히 인색했다.

김광현도 스스로의 약점에 대해서 잘 알고 있다. 때문에 김 전 감독이 만들어 준 프로그램을 충실히 이행했고, 자신의 것으로 일부 흡수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 와중에 올해 23세의 젊은 김광현에게 에이스로서 부담감은 엄청났을 것이다. 이제 끊임없이 채찍질을 하는 김 전 감독은 없다. 변화된 지금의 상황이 독이 될 지 약이 될 지는 김광현 스스로에게 달려있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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