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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신만고 끝에 6연패를 탈출한 KIA가 시즌 전체의 운명을 걸고 롯데와 원정 3연전을 치른다.
지난 16~18일 3연전 동안 KIA는 겨우 6점 밖에 뽑아내지 못했다. 경기당 평균 딱 2점. 선발과 중간-마무리 투수진이 아무리 잘 던진다고 해도 평균적으로 3점 정도는 허용한다보 보면, 경기당 2득점이 의미하는 것은 '필패' 뿐이다. 실제로 이 3연전 내내 KIA는 졌다.
이범호-김상현-최희섭 등 중심 거포들이 부상으로 빠져있다고는 해도 경기당 2득점은 너무나 저조한 수치다. 무엇보다 공격의 선봉에 서야할 톱타자 이용규의 부진이 뼈아팠다. 이용규는 당시 3연전에서 12타수 2안타에 그치며 타율이 2할에도 못미쳤다. '이용규' 답지 않은 모습이었다.
하지만, 결국 이용규가 살아나지 않으면 KIA는 득점력을 높이기 힘들다. 때문에 이번 3연전에서 롯데를 제압하기 위해서는 누구보다 이용규의 '커트신공 부활'이 시급하다. 다행히 지난 21일 목동 넥센전에서 연패를 탈출하는 과정에서 이용규는 4타수 2안타(1홈런) 2타점 1볼넷으로 다시 살아나는 모습을 보였다. 이런 모습이 3연전에 계속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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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3연전에 KIA는 양현종을 시작으로 로페즈-서재응 순으로 선발진을 꾸릴 가능성이 크다. 물론, 팀 사정에 따라 변동될 가능성은 있지만 송승준-고원준-장원준의 '준 트리오'를 내세울 것으로 예상되는 롯데에 비해 크게 떨어지지 않는 선발진이라고 할 수 있다. 올 시즌 내내 KIA는 선발진에서는 그다지 손해를 본 일이 없다. 문제는 불펜이다.
최근 6연패의 과정을 살펴보면 막판 불펜진의 난조로 놓친 경기가 적지 않다. 지난 19~20일 목동 넥센전에서 연속으로 끝내기 패배를 당했다. 6연패의 시작이던 14일 대구 삼성전도 선취점은 KIA의 몫이었으나 경기 중반 이후 대량실점을 허용해 결국 2대6으로 패했다.
반면, 롯데는 그간 불펜이 강하지 않은 팀 컬러를 유지해왔다. 믿음직한 마무리도 없었다. 그러나 김사율이 8월 들어 뒷문을 꽁꽁 틀어막자 팀이 상승세를 탔다. KIA가 벤치마킹해야 할 점이다. 물론, 갑자기 불펜진의 위력을 강화시킬 수는 없다. 특히, 손영민의 이탈은 KIA 불펜진을 더 약화시킨 원인이 됐다. 그러나 불펜의 난조로 경기를 내준 케이스를 잘 돌아보면 단순히 상대 타자들의 힘이 강해서라기 보다는 볼배합이나 투수진의 집중력 저하에 따른 실투가 눈에 띈다. 20일 넥센 박병호에게 2스트라이크를 잡은 뒤 연속 볼 3개를 던지다 끝내기 홈런을 맞은 것을 사례로 들 수 있다. 피로는 누구에게나 공평하다. 결국 불펜진이 막판 집중력을 되살려야 KIA가 살아난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