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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을 이겨낸 선수들, 송창식 뿐이 아니다. KIA 김원섭은 대학시절 "선수생활이 불가능하다"는 의사의 말을 들었다. 만성 B형 간염 탓이다. 쉽게 피로감을 느끼고, 꾸준히 치료제를 복용해야 하는 병이다. 하지만 김원섭은 아직 그라운드에서 뛰고 있다. 풀시즌은 소화하지 못하지만, 꾸준한 자기관리로 가장 '사랑'하는 야구를 하고 있다.
같은 팀의 이현곤은 만성간염에 갑상선 저하증까지 앓고 있다. 갑상성 저하증 역시 만성피로를 몰고 온다. 이 병 때문에 의병제대까지 했다. 하지만 이현곤은 2007년 타격왕에 올랐다. 3할3푼8리를 기록, 당시 양준혁(삼성·0.337)을 1리차로 제쳤다. 한여름에 걷는 것조차 힘들어 보이는 몸상태였다. 그러기에 더 값진 타이틀이었다. 올시즌에는 86경기서 타율 2할7푼5리를 기록하고 있다.
SK에서 은퇴한 김재현은 고관절 무혈괴사증(고관절에 혈액 공급을 받지 못해 관절이 파괴되는 병)이란 무시무시한 병을 앓았다. LG에서 뛰던 2002년이었다. 그 해 LG는 한국시리즈까지 진출했었다. 김재현은 고통을 참고 6차전 5-5 동점에서 대타로 나와 2타점 적시타를 날렸다. 2루타성이었지만 김재현은 절뚝거리며 힘겹게 1루까지 달렸다. 그 감동에 팬들은 눈물을 흘렸다. 김재현은 시즌 뒤 수술을 받았고, 작년까지 통산 타율 2할9푼4리, 201홈런, 939타점을 기록했다.
'병마'도 꺾을 수 없는 의지, 이들이 있어 프로야구의 감동은 더 진해진다.
신보순 기자 bsshi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