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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페즈의 귀환, 수렁에서 건진 KIA의 희망

정현석 기자

기사입력 2011-08-19 10:29 | 최종수정 2011-08-19 10:29


로페즈는 부상에서 복귀한 첫날 완전 삭발한 민머리를 선보였다.
2011.8.18. 광주=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KIA가 4연패 속에서 희망을 건졌다.

옆구리 통증을 딛고 20일만에 돌아온 로페즈의 성공적 복귀다.

로페즈는 18일 광주 롯데전에 복귀해 선발 등판했다. 6이닝 동안 74개를 던지며 7안타 4실점(1자책)으로 건재를 과시했다. 전성기 때처럼 씩씩하게 꾸준한 파워피칭으로 우려를 떨쳐냈다. 싱커 최고 시속이 147㎞에 달했다. 탈삼진 5개.

이날 로페즈 등판 전까지 KIA는 긴장감을 감추지 못했다. 지난달 17일 대구 삼성전과 29일 광주 넥센전에 연이어 왼쪽 옆구리 통증을 호소하며 조기 강판한 터. "경기중 또 한번 옆구리를 잡으면 올시즌 끝"이라며 조마조마한 심정으로 로페즈의 투구를 관찰했다. 조범현 감독도 "이제 더 이상 아프면 안되기 때문에 서두르지 않고 2군에서 충분한 컨디션을 만들어 올리겠다"고 단계적 복귀 프로젝트를 설명했었다. 조 감독은 "로페즈의 상태에 따라 투구수를 조절할 계획이지만 복귀후 첫 경기라 많이 던지게 할 수는 없을 것 같다"고 했다. 실제 로페즈는 더 던질 수 있는 몸상태였지만 6이닝동안 74개만 던진 뒤 김희걸과 교체됐다. 앞으로 오래, 중요하게 써야할 투수기 때문이다.

로페즈 부상 재발에 대한 일말의 우려. 기우였다. 공을 보면 안다. 재활 기간 중 어깨를 푹 쉰 덕분인지 이전보다 오히려 강력했다. 52개를 던진 싱킹패스트볼 최고 시속이 147㎞로 직구(144㎞·6개)보다 빨랐다. 14개를 던진 슬라이더가 132㎞, 2개 던진 포크볼은 133㎞였다. 로페즈의 실투성 싱커를 놓치지 않고 3회 쐐기 3점포를 날린 손아섭이 경기 후 방송 인터뷰에서 로페즈의 구위를 묻는 질문에 "그동안 로페즈를 많이 상대해봤는데 지금까지 본 공 중 오늘이 가장 강했다"고 말했을 정도다.

로페즈는 KIA의 막판 스퍼트에 있어 절대적인 존재다. 돌림병같은 줄부상 현실 속에 온전한 힘을 싣지 못하고 있지만 KIA는 반전 드라마를 준비중이다. 8월말까지의 고비만 잘 넘기면 한번의 반전 기회는 찾아온다는 판단이다. 8개 구단 중 가장 많은 108경기를 치른 KIA로선 9월 이후 잔여경기 스케줄이 헐렁할 수 밖에 없다. 이 기간 원-투 펀치를 집중 투입해 승률을 극대화해야 한다. 전제조건은 윤석민과 더불어 로페즈가 최상의 몸상태를 유지해야한다는 점이다. 이후 가을잔치에서 로페즈의 중요성은 설명이 필요없다. KIA로선 4연패에 빠지며 내쉰 한숨을 로페즈의 건강 복귀를 보며 거둬들인 하루였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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