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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근 감독 "개막 이전부터 사퇴 생각했다"

김남형 기자

기사입력 2011-08-17 18:34 | 최종수정 2011-08-17 18:34


김성근 감독이 올시즌을 마친 뒤 SK 사령탑에서 물러나겠다는 폭탄 선언을 했다. 김성근 감독의 뒷모습. 스포츠조선 DB

SK 김성근 감독이 올시즌을 마친 뒤 사령탑에서 물러나겠다는 폭탄 선언을 했다.

김성근 감독은 17일 삼성과의 홈게임을 앞두고 취재진을 모은 자리에서 "매듭을 지을 때가 됐다. 올시즌을 마치고 그만두는 것으로 결정했다. 개막 전부터 생각했던 부분이다"라고 발표했다.

이같은 의사를 민경삼 단장에게 전달했다고 김 감독은 밝혔다. 실제 김 감독은 이날 오전 구단에 사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SK 구단은 일단 사표를 수리하지 않고 설득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 감독은 아들인 김정준 SK 코치에게도 사퇴 의사를 밝히지 않은 채 취재진에 먼저 그만두겠다는 뜻을 밝혔다. 선수들도 모르는 상태였다.

김성근 감독은 올해를 끝으로 계약이 만료되는 상황이었다. 지난 4년간 한국시리즈 우승을 세차례나 차지하며 팀을 정상으로 끌어올렸기에 재계약은 당연한 것처럼 여겨졌다. 하지만 최근 들어 재계약에 대한 의견 마찰로 인해 구단과 갈등이 있는 상태였다.

김성근 감독은 "구단도 새로운 사람으로 가는 것이 좋은 것 같다. 지금 당장 그만두는 건 예의가 아닌 것 같다. 시즌 끝까지 책임지는 게 맞다. 지금으로선 (일본 연수 등을 포함한) 다른 계획이란 건 전혀 없다"고 말했다. 다른 어떤 팀으로부터도 특별한 오퍼를 받지 않았다는 점도 명확히 했다. 김 감독은 "어떤 계획이 있어서 지금 그만둔다고 얘기하는 거라면 팀, 팬, 선수들에게 도리가 아니다"라고 했다. 시즌후의 어떤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하는 행동이 절대 아니라는 걸 강조한 것이다.

김성근 감독은 "처음 SK에 올때 문학구장을 꽉 차게 하고 싶었다. 팀 성적도 올랐고, 관중도 세배쯤 많아져서 100만명 가까이 들어온다. 이 정도면 할 일을 다 한것 같다"고 담담한 어조로 말했다.

김 감독은 이어 "내가 한 팀에서 5년을 하는 건 (개인적으로) 기록 아닌가?"라고 웃으며 말하기도 했다. 또한 "있는 동안 FA를 한명도 데려오지 못했는데도 이 정도 성적이 났다. 선수들이 굉장히 열심히 해준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SK 구단은 갑작스런 시즌후 사퇴 발표에 적잖이 당황스럽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민경삼 단장은 "어떤 얘기를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고 했다. 구단측은 "지금으로선 상황 파악 자체가 우선이기 때문에, 구단의 공식입장이라는 걸 밝히기 어렵다"라고 설명했다.


인천=김남형 기자 star@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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