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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대전구장이 기상이변으로 진풍경이 연출됐다.
맑은 하늘에 여우비가 조금씩 내렸다. 이 때까지만 해도 훈련중이던 두산 선수들은 "더운데 시원해져서 좋다"고 반겼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오후 4시20분을 기해 대전구장 앞 보문산 정상에 새까만 구름 덩어리가 엄습하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대전구장 상공을 뒤덮은 먹구름은 그제서야 심술을 부리기 시작했다.
여기에 태풍이 지나가듯 돌풍이 경기장을 강타했다. 한화 구단은 황급히 방수막을 그라운드에 갖다 덮었다.
그러나 바람이 너무 강한 나머지 대형 방수막이 깃발처럼 날렸다. 성인 남성 4명이 사각형 방수막 모서리를 붙잡아도 끌려다닐 정도로 바람은 강했다.
이로 인해 대전구장 그라운드는 아수라장으로 변하며 보기 드문 장면을 연출했다. 간신히 철제 펜스를 얹어놓은 뒤에야 방수막을 고정시킬 수 있을 정도였다.
관중석을 채우고 있던 수천명의 관중도 2층 처마 밑으로 긴급하게 대피했다.
경기감독관으로 파견나온 KBO(한국야구위원회) 윤동균 경기운영위원장은 "마른 하늘에 날벼락도 유분수지"라며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했다.
일기예보를 검색한 결과 소나기라고 해서 일단 지켜보기로 했다. 다행히 4시40분부터 빗줄기가 가늘어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하늘의 심술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4시55분이 되자 가늘어진 비는 뚝 그쳤다. 방수막을 걷어내기 위해 인력이 다시 투입됐다.
그러자 다시 비가 내렸다. 방수막 철거 작업 역시 중단. 비가 그치기를 더 기다리기로 했고 전광판에는 우천으로 경기가 지연되고 있으니 팬들의 양해를 바란다는 안내문구가 나왔다.
마침내 경기예정 시간을 9분 넘긴 뒤에야 방수막이 걷혔다. 우여곡절 끝에 이날 한화-두산전은 30분 늦게 시작하게 됐다.
대전=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