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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관계자들은 2루 베이스를 훌렁 빼더니 베이스 고정장치를 꽂는 구멍에 골프장 깃대가 꽂혔다. 그라운드 바닥에 뚫어놓은 베이스 고정용 구멍이 홀로 바뀐 것이다.
그 주변에 한화 구단 로고가 새겨진 직경 5m짜리 흰색 천이 깔렸다. 가상의 그린이었다. 이어 홈베이스 뒤쪽에는 인조잔디 매트가 깔렸다. 이것으로 한화 구단이 준비한 '온그린 이벤트' 준비는 끝났다.
여기에 도전장을 던진 이는 한화의 간판 장타자 가르시아와 일반인 신청자 4명이었다. 이로써 한화가 유소연의 US오픈 우승을 기념하기 위해 마련한 식전 이벤트는 만반의 준비를 갖췄다.
경기 방식은 36m 거리의 어프로치샷을 날려 그린의 홀에 가장 가까이 붙이는 도전자에게 우드를 상품으로 제공하는 것이었다.
유소연과 윤채영은 멋드러진 스윙 자세로 어프로치샷 시범을 보였다. 그러나 볼이 너무 잘 구른 나머지 온그린에는 실패했다. 그래도 관중석에서는 미녀 골퍼들의 특이한 도전에 박수가 쏟아져 나왔다.
이어 가르시아 차례. 가르시아는 이른바 '짠돌이 샷'을 구사했다. 처음 연습 스윙때 장타자의 본색을 드러내며 그린을 훌쩍 넘기고 말았다.
그러자 실전에서는 전략을 바꿔 굴려서 붙이는 샷을 시도했다. 투수 마운드 뒤쪽에 살짝 떨어뜨려 굴려서 그린에 접근하도록 한 것이다. 그린 근처에 바짝 붙이는데 성공했다.
주부 1명, 청소년 1명, 어린이 2명으로 구성된 일반 참가자를 모두 온그린에는 성공하지 못했다. 결국 가르시아가 '니어리스트'였다.
하지만 한화 구단은 팬 서비스인 만큼 가르시아는 시상에서 제외하는 재치를 발휘했고, 참가자들 모두에게 푸짐한 경품을 안겨줬다.
유소연은 이어 시구자로 나서 스트라이크를 꽂아넣은 '괴력'을 선보이기도 했다. 그동안 프로골퍼들이 시구자로 참석하거나 시타 시범을 보인 적은 있어도 야구장을 골프장으로 변신시켜 직접 샷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주말 야구장을 찾은 대전 팬들에게는 흥미로운 볼거리였다.
유소연은 "야구장에서 골프채를 잡아보니 무척 떨렸다"면서 "정말 색다른 경험이었다"고 활짝웃었다.
대전=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