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제 그의 성적을 살펴보면 가을과 인연이 깊다. 유원상은 지난 2006년 1차 지명으로 한화에 입단한 이후 2007년 9월 처음 1군 무대를 밟았다. 데뷔 후 3번째 등판이었던 2007년 9월13일 대구 삼성전, 그는 2⅓이닝 1실점으로 구원승을 거뒀다. 데뷔 첫 승. 그해 9월30일 대전 KIA전에서는 데뷔 첫 선발등판에서 6이닝 1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또한 한화의 마지막 포스트시즌이었던 그해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서 4경기에 나와 14이닝 동안 2실점(1자책)만을 내주기도 했다. 두산에 막혀 한국시리즈 진출에 실패하긴 했지만, 그의 호투는 차세대 에이스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부풀게 했다.
이후 세 시즌 연속 5승에 머물 정도로 성장이 더뎠지만, 가을만 되면 호투는 이어졌다. 승운이 따르지 않아도 투구 내용은 좋았다. LG에서 그를 영입한 뒤 포스트시즌 대비용이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였다. 유원상은 트레이드 후 아직까지 1군에 못 올랐지만, 2군에서 차분히 몸을 만들며 구위를 끌어올리고 있다.
유원상은 경기가 끝난 뒤 스포츠조선과의 전화 통화에서 "아직 직구 구속이 140㎞대 초반이지만, 밸런스나 다른 것들은 만족스럽다"면서 "1군에서 최계훈 투수코치님과 투구 밸런스를 잡은 게 효과가 있는 것 같다. 2군에서 차명석 코치님은 느린 폼을 다이나믹하게 수정하도록 도와주신다"고 말했다. 그는 "2군에 온 뒤에도 좋은 코치님들이 많아 빨리 적응하게 된 것 같다"며 미소지었다.
가을이 다가오는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유원상은 "가을이 되면 유독 좋았었다"면서 "좋았던 기억이 있기 때문에 올 가을도 LG에서 기회가 온다면 꼭 잡고 싶다"고 굳은 의지를 보였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