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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KIA에 남아있는 희망의 '반전카드'는?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1-08-09 13:35


현역 최고령 선수 이종범은 스스로 방망이를 짧게 잡고, 공격에 앞장서면서 후배들의 분발을 자연스럽게 이끌어내고 있다. 지난 5일 인천 SK전에서 6회초 1사 1루 때 2점 홈런을 치고 환호하는 이종범. 인천=전준엽 기자 noodle@sportschosun.com

어쩌면 이제부터가 진정한 도전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

KIA는 위기다. 로페즈 최희섭 김상현 이범호 김선빈 등이 죄다 빠지는 바람에 앞으로 최소 8월 하순까지는 이들없이 상대와 맞서야 한다. 그렇다고해서 상대의 배려를 바랄수도 없는 게 프로의 냉정한 현실. '위기'속에서도 어떻게든 '희망'의 싹을 찾아야 한다. 현재의 KIA에는 어떤 반전카드들이 남아있을까.


KIA 투수진 중 유동훈에 이어 No.2 고참인 서재응은 지난 7일 인천 SK전에서 선발로 자원등판해 5⅔이닝 동안 2안타 2볼넷 4삼진으로 무실점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서재응으로 인해 KIA 투수진도 투지를 되찾고 있다. 인천=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선산의 뿌리깊은 나무, 이종범 서재응의 투혼

비록 전성기에 비해 기량은 다소 떨어졌다고 해도 경험이 많은 베테랑은 늘 위기 때 큰 힘을 내는 법이다. '굽은 소나무가 선산을 지킨다'는 속담처럼 말이다. 현역 최고령 선수 이종범(41)과 KIA 투수조 No.2 서재응(34)의 투혼은 흔들리는 팀을 안정시키는 동시에 후배들의 분발을 이끌어내고 있다.

이종범은 팀이 최악의 위기속에 치른 지난주(2일~7일) 6경기에 모두 선발로 출전해 무려 4할(20타수 8안타) 타율에 1홈런 3타점 3볼넷으로 맹활약했다. 이는 KBO 주간 타격 8위 기록으로 KIA 팀내에서는 가장 높은 타율이다. 전성기에 비해 떨어진 힘과 배팅스피드를 의식한 이종범은 스스로 방망이를 짧게 잡은 채 공수에서 팀을 이끌고 있다.

서재응의 파이팅도 돋보인다. 서재응은 지난주 팀내에서 유일하게 두 차례(3일 잠실 두산전, 7일 인천 SK전) 선발 등판을 소화하며 1승1패에 방어율 3.09(11⅔이닝 12안타 1홈런 3볼넷 7삼진 4실점)로 선전했다. 지난주에 국한해서만 보면 실질적 '에이스'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서재응은 3일 등판 후 4일만인 7일 선발을 자청했다. 휴식기간이 짧았지만, 선발진에 구멍이 생긴 팀 사정을 외면하지 않았다. KIA 조범현 감독도 이날 경기 후 "서재응의 자원등판이 투수진의 투지를 깨웠다"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KIA 선발 김희걸은 지난 4일 잠실 두산전에 선발로 나와 1484일 만에 선발승을 따냈다. 선발진에 구멍이 생긴 KIA로서는 무척이나 반가운 호투였다. 잠실=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난세에서 빛난 김희걸의 가치

준걸은 자신에게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는다. 프로 11년차 김희걸(30)은 '준걸'이다. 그간 팀의 불펜과 선발을 번갈아 맡는 스윙맨으로 활약하다가 후반기 들어 고정선발 자리를 꿰찼다. 로페즈의 좌측 옆구리 부상으로 인해 얻은 '어부지리' 선발 자리이나, 김희걸은 스스로의 호투로 자신의 가치를 입증했다. 지난 4일 잠실 두산전에 후반기 두 번째로 선발 등판한 김희걸은 5이닝 3안타 2삼진으로 무실점하며 시즌 첫 승을 따냈다. 무려 1484일 만에 맛보는 선발승의 달콤함이었다.


아직 한 경기 잘 던졌을 뿐이라 희망을 논하기에는 성급할 수도 있다. 그러나 김희걸이 앞으로도 안정적으로 구멍난 선발진의 한 축을 메워준다면 KIA로서는 커다란 힘을 얻게 되는 셈이다. 김희걸은 9일 광주 LG전에 다시 선발로 나선다. 이 경기 결과가 KIA와 김희걸 개인에게 앞으로 미칠 영향은 지대하다. 김희걸로서는 그 어느 때보다 집중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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