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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이제부터가 진정한 도전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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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전성기에 비해 기량은 다소 떨어졌다고 해도 경험이 많은 베테랑은 늘 위기 때 큰 힘을 내는 법이다. '굽은 소나무가 선산을 지킨다'는 속담처럼 말이다. 현역 최고령 선수 이종범(41)과 KIA 투수조 No.2 서재응(34)의 투혼은 흔들리는 팀을 안정시키는 동시에 후배들의 분발을 이끌어내고 있다.
이종범은 팀이 최악의 위기속에 치른 지난주(2일~7일) 6경기에 모두 선발로 출전해 무려 4할(20타수 8안타) 타율에 1홈런 3타점 3볼넷으로 맹활약했다. 이는 KBO 주간 타격 8위 기록으로 KIA 팀내에서는 가장 높은 타율이다. 전성기에 비해 떨어진 힘과 배팅스피드를 의식한 이종범은 스스로 방망이를 짧게 잡은 채 공수에서 팀을 이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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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걸은 자신에게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는다. 프로 11년차 김희걸(30)은 '준걸'이다. 그간 팀의 불펜과 선발을 번갈아 맡는 스윙맨으로 활약하다가 후반기 들어 고정선발 자리를 꿰찼다. 로페즈의 좌측 옆구리 부상으로 인해 얻은 '어부지리' 선발 자리이나, 김희걸은 스스로의 호투로 자신의 가치를 입증했다. 지난 4일 잠실 두산전에 후반기 두 번째로 선발 등판한 김희걸은 5이닝 3안타 2삼진으로 무실점하며 시즌 첫 승을 따냈다. 무려 1484일 만에 맛보는 선발승의 달콤함이었다.
아직 한 경기 잘 던졌을 뿐이라 희망을 논하기에는 성급할 수도 있다. 그러나 김희걸이 앞으로도 안정적으로 구멍난 선발진의 한 축을 메워준다면 KIA로서는 커다란 힘을 얻게 되는 셈이다. 김희걸은 9일 광주 LG전에 다시 선발로 나선다. 이 경기 결과가 KIA와 김희걸 개인에게 앞으로 미칠 영향은 지대하다. 김희걸로서는 그 어느 때보다 집중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