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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위' LG에 가장 필요한 것은 집중력

이명노 기자

기사입력 2011-08-08 15:01




LG가 포스트시즌에 진출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LG는 지난달 31일 고질적 문제였던 뒷문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넥센과 2:2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당장 마무리투수로 쓸 수 있는 송신영과 5선발 김성현을 데려온 것. 트레이드 직후 송신영은 2일 인천 SK전서 팀의 5대4 승리를 지켜내며 기대에 부응해냈다. 하지만 트레이드 효과는 오래가지 못했다. 송신영은 이적 후 곧바로 연이틀 등판이라는 부담감 속에 3일 경기서는 SK 이호준에게 끝내기 홈런을 맞고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따로 있다. 이후 송신영이 등판할 기회조차 만들어지지 않고 있다. 5일 잠실 한화전은 주키치가 퍼펙트급 경기를 했으니 제외하더라도, 6일과 7일 경기는 선수들의 집중력 부족으로 리드를 허용한 것이 패배로 직결됐다.

6일 잠실 한화전은 6회초가 승부처였다. 이적 후 첫 선발등판임에도 호투하던 김성현은 1-1이던 6회초 1사 후 가르시아에게 내야안타를 허용했다. 극단적으로 당겨치는 가르시아의 성향을 감안해 2루수 김태완은 오른쪽 뒷편으로 많이 치우쳐 있었다. 가르시아의 배트에 빗맞은 타구는 2루 베이스 오른쪽으로 굴러갔다. 김태완이 잡아내기는 조금 먼 거리. 유격수 박경수가 달려왔으나 다가오는 김태완을 의식했는지 조금 멈칫거리면서 공을 놓치고 말았다. 서로의 호흡이 아쉬웠던 부분이었다. 결국 4실점의 빌미가 되고 말았다.

7일 경기서는 한화의 좌타자 라인이 성공적으로 박현준을 공략하기도 했지만, 1회 유격수 오지환의 실책이 결정적이었다. 1회초 1사 2루 상황에서 한화 장성호의 평범한 유격수 땅볼 때 오지환은 악송구를 범하고 말았다. 오랜만의 1군 복귀라 어깨가 덜 풀렸는지 송구는 1루수 오른쪽으로 많이 치우쳤다. 결국 급격히 흔들린 박현준은 1회에만 3실점. 2회에도 연속 안타와 희생플라이로 추가실점을 허용한 뒤 마운드를 내려갔다.

사실 올시즌 LG의 내야수비 문제점은 항상 지적되던 부분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실책이 승부의 향방을 가르고 있다. 박종훈 감독 역시 이를 의식했는지 7일 경기에 앞서 오지환을 복귀시켰다. 박 감독은 "우리 선수들의 움직임이 많이 느슨해졌다"면서 "팀에 활기를 불어넣고, 동적인 움직임으로 변화하기 위해 파이팅이 넘치는 오지환을 1군에 올렸다"고 설명했다.

오지환은 당초 6일과 7일 상대 선발이 왼손투수로 예고되면서 1군 복귀가 미뤄질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6일 경기를 놓친 뒤 박 감독은 서둘러 오지환을 1군으로 불렀다. 파이터 기질이 넘치는 오지환이 분명한 효과를 갖고 오리라 기대한 것.


오지환은 결정적인 실책을 저지르긴 했지만, 6회 1루수 앞으로 땅볼 타구를 날린 뒤 전력질주해 내야안타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지금까지 LG에 부족했던 근성이 보인 전력질주였다. 경기 전 "전력질주나 슬라이딩 등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찾아 팀에 보탬이 되겠다"고 했던 그다.

전력은 충분히 보강했다. 집중력을 끌어올려 최대한의 능력을 뽑아내는 것만 남았다. 9년 만의 포스트시즌 진출, 아직 포기할 때가 아니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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