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수비의 달인' 손아섭 "이젠 공이 오기를 기다린다."

권인하 기자

기사입력 2011-08-05 11:21


롯데 손아섭. 스포츠조선DB

롯데 손아섭의 수비를 보며 입을 쩍 벌리는 야구인들이 많다. "손아섭이 저렇게 수비를 잘했었나. 많이 늘었다"고 한다. 팬들은 이미 '수달(수비의 달인)'이란 영광의 별명을 붙였다.

손아섭은 "작년엔 공이 오지 않기를 바라며 외야에 서있는 때가 많았는데 지금은 공이 오기를 기다린다"고 했다. 그만큼 수비에 자신감이 붙었다는 얘기다.

거의 매 경기마다 호수비를 연출하고 있다. 지난 4일 대전 한화전서도 5-0으로 앞선 4회말 1사 1루서 한화 가르시아의 우측의 2루타성 타구를 슬라이딩하며 잡아냈다. 우측 라인쪽으로 휘어져나가는 것을 끝까지 쫓아갔고 마지막순간 엉덩이로 슬라이딩을 하며 왼손을 뻗어 잡았다. 그리고 잡자마자 1루로 던져 후속 플레이도 만점. 1루주자 장성호가 간발의 차이로 세이프됐다.

지난해 주전 좌익수로 나선 손아섭은 공이 좌측으로 갈 때마다 팬들의 걱정을 한몸에 받았다. 평범한 플라이를 놓치기도 했고, 잡을 수 없는 타구를 다이빙캐치를 하다 공을 빠뜨리는 등 실수가 있었다. 그러나 1년만에 수비잘하는 우익수로 환골탈태했다.

손아섭의 수비는 단계적으로 늘었다. 지난해 초반엔 타구를 쫓기 위해 직선으로 뛰던 것을 곡선으로 돌아가는 방법으로 바꿨다. 타구를 보면서 뛰어가 제대로 된 낙구지점을 포착할 수 있게 됐다. 시즌이 끝난 뒤엔 마무리 훈련부터 새로 온 조원우 외야수비 코치의 지도로 외야 수비 훈련을 많이 했다. 특히 조 코치가 현역시절의 경험담을 들으며 상황에 따른 수비에 대한 지식을 쌓았고, 올시즌을 치르며 그 지식을 몸으로 습득했고 경험이 쌓이자 수비 실력도 향상됐다.

특히 강한 어깨를 바탕으로 한 송곳날 송구로 주자를 잡아내며 수비의 재미까지 얻었다. "주자를 잡아내면 정말 짜릿한 기분이 든다. 그런 것을 한번, 두번 느끼면서 점점 자신감도 올라갔다"고 했다. 수비가 좋아져서일까. 타격도 좋아졌다. 4월 2할5푼8리로 시작한 손아섭은 5월엔 2할9푼9리, 6월 3할5푼7리, 7월 3할6푼8리 등 매월 타율이 상승했다. 4일 현재 타율 3할3푼2리로 타격 4위.

손아섭은 "수비도 정신적인 부분이 큰 것 같다. 자신감이 생기니 어떤 타구도 잡을 수 있을 것 같다"며 "이젠 팬들께서 제가 외야에 있어도 불안해하지 마시고 믿어주시면 좋겠다"라고 했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