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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최근 경기를 통해 LG가 너무 서두른다는 인상을 지울 수가 없다. 당장 1승이 급하다는 것도 잘 안다. 하지만 아직 많은 경기를 남겨 뒀다. 냉철함이 요구된다.
LG는 트레이드 마감일인 지난달 31일 넥센과의 트레이드를 통해 송신영을 데려왔다. 허약한 뒷문을 맡기기 위해서였다.
박종훈 감독은 송신영이 첫 세이브를 올린 뒤 "힘든 상황인 건 알았지만 마땅한 대안이 없었다. 송신영을 믿었다"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박 감독은 "대신 송신영에게 1이닝 이상은 맡기지 않을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송신영은 첫날 1⅓이닝동안 27개의 공을 던졌다.
문제는 바로 다음날이었다. 전날과 비슷하게 LG는 4-3으로 앞선 8회 2사 2,3루의 실점 위기가 찾아오자 송신영을 마운드에 올렸다. 상황이 급했던만큼 가장 믿음직한 송신영을 선택한 것이었다. 8회 위기를 잘 넘긴 송신영은 결국 9회 이호준에게 끝내기 투런 홈런을 맞으며 고개를 떨구고 말았다.
마무리 투수가 끝내기 홈런을 맞고 패하는 일은 흔하다. 하지만 송신영의 연이틀 등판은 한번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아무리 백전노장 투수라고 하지만 전날 많은 공을 던진데다 이틀 연속 1점차 승부에서 등판한다는 것은 무리가 따랐다.
이 뿐만이 아니다. 박 감독은 시즌내내 선수간의 신뢰와 믿음을 강조했다. 하지만 정작 박 감독 스스로가 4강 싸움이 치열하지면서 신뢰감을 잃어가는 모습이다.
이날 박 감독은 상대 선발이 왼손 고효준임을 감안해 1루수에 오른손 타자 김남석을 선발 출전시켰다. 고효준은 1회부터 흔들렸고, 결국 오른손 투수인 윤희상으로 교체됐다. 그러자 박 감독은 1회 첫 타석에 들어선 김남석을 급히 불러 라인업에서 빼고 왼손 대타 손인호를 투입했다. 손인호의 희생플라이로 1점을 보태긴 했지만 승부처라고 생각하기엔 1회초는 너무 빠른 시간이었다.
LG에겐 아직 47경기나 남아 있다. 승률도 5할(43승 43패)을 유지하고 있다. 구단은 9년만에 포스트시즌 진출을 위해 다양한 트레이드를 통해 박 감독에게 힘을 실어줬다. 성적에 대한 부담이 크겠지만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말처럼 길게 봐야할 시점이다.
신창범 기자 tigger@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