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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연패 심수창, "격려해주는 동료들 너무 고맙다"

신보순 기자

기사입력 2011-08-03 21:33 | 최종수정 2011-08-03 21:34


3일 대구 삼성전에서 6회 진갑용에게 볼넷을 내준뒤 아쉬워하고 있는 심수창. 대구=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


"격려해주는 동료들이 너무 고마웠다."

오히려 '할만큼 다했다'는 듯 당당했다. 연패(18연패)는 계속됐지만 자기 일보다 더 안타까워해주는, 동료라는 큰 힘을 얻었다.

3일 경기전 심수창(넥센)의 얼굴은 밝았다. 17연패중인 투수같지 않았다. 오히려 동료들이 더 신경을 썼다. 이숭용 등 고참들은 "연패에 신경쓰지 마라. 오늘 안되면 다음 경기에서 잘하면 된다. 네가 할 것만 생각해라. 우리가 뒤에서 최선을 다해 돕겠다"며 격려했다.

사연많은 응원이었다. 넥센은 LG에서 뛰던 심수창에게 16연패와 17연패를 한꺼번에 안겨줬던 팀이다. 이제 아픔을 줬던(?) 그들이 연패탈출을 돕겠다고 발벗고 나섰다. 고맙기만 했다.

1회는 무실점. 그런데 2회에 일이 꼬였다. 1사 1,3루에서 진갑용의 타구가 3루수 옆을 스쳤다. 김민우의 글러브가 약간 못미쳤다. 홈커버를 들어가던 심수창은 웃었다. '아! 오늘도'라고 말하는 듯, 조금은 아쉬움이 느껴지는 듯한 미소였다. 결국 밀어내기 볼넷까지 내주며 3실점했다. 벤치로 들어가는 심수창의 뒷모습이 안타깝게만 보였다.

동료들이 가만 있을 수 없었다. 4회 유한준이 솔로홈런을 터뜨렸다. 이어 강정호의 적시타가 이어져 2-3, 한점차로 추격했다. 이 정도라면 기대를 걸어볼 만 했다.

심수창은 더욱 이를 악물었다. 6회까지 추가 실점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점수는 좁혀지지 않았다. 김시진 감독은 어떻게든 연패를 끊어주려고 최대한 마운드에 남겨두려했다. 그러나 투구수가 문제였다. 6회를 마치고 100개가 넘었다.


한점차, 삼성의 막강불펜을 감안하면 커보였다. 7회 마운드에 오르지 못한 심수창은 아마 패전을 예감했을 지 모른다.

동료들은 어떻게든 패전만큼은 면하게 해주고 싶었다. 승리는 못 챙겨줬지만 연패가 이어지는 것은 막아보려했다. 몸을 던지고, 가쁜 숨들을 몰아쉬었다. 벤치의 심수창은 그런 동료들이 고마웠다. 하지만 안지만-정현욱-오승환으로 이어진 삼성불펜은 너무 강했다.

9회 송지만이 삼진을 당하며 경기는 끝났다. 순간, 심수창은 한숨을 내쉬었다. 어찌 아쉽지 않겠는가. 하지만 이내 미안한 표정으로 벤치로 들어오는 동료들에게 미소를 지었다. 이런 동료들과 함께라면 다음에는 꼭 연패를 끊을 수 있다고 느끼는 듯 보였다.

심수창은 "팀이 바뀐 상황에서 첫 등판인만큼 평상심을 잃을 수 있다고 생각해 편안한 마음으로 던지려고 노력했다. 감독님께서 던지고 싶은 거 다 시도해보라고 격려까지 해주셨다"며 웃었다. 이어 "어제 정민태 코치께서 투심을 가르쳐줬는데 오늘 잘 먹혔다. 격려해주고 응원해주는 동료들의 모습이 너무 고마웠다. 항상 꾸준한 피칭을 할 수 있는 투수가 되겠다"며 의지를 다졌다.
대구=신보순 기자 bsshi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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