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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가 지난 3일 문학구장에서 만난 박종훈 감독에게 송신영의 첫 등판 상황이 너무 가혹하지 않았느냐고 질문했다. 박 감독은 "인정한다. 제일 좋은 건 (송)신영이가 등판하지 않는 것이었는데 1점차로 몰리면서 어쩔 수 없었다. 그 상황에서 신영이를 내보내지 않았다면 내겐 더 가혹하지 않았을까 싶다"며 웃었다. 박 감독은 "선택의 여지가 없었고, 막아줄 거라는 믿음도 있었다"며 마무리 투수에 대한 신뢰를 나타냈다. 이어 그는 "신영이가 여러 명 살렸다"고 말하며 안도의 긴 한숨을 내쉬었다.
정작 당사자인 송신영은 어땠을까.
송신영은 "불펜에 있을 땐 몰랐는데 등판하러 외야에서 뛰어나오는 순간 '송신영, 송신영'하는 관중들의 함성이 귀에 들어오자 갑자기 긴장이 됐다. 최근에 가장 긴장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옆에서 듣고 있던 정성훈이 거들었다. 이들은 현대와 히이로즈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동료. 정성훈은 "8회에 (이)호준이형을 상대로 볼넷을 주는데 잔뜩 긴장한 모습이었다. 그래서 다가가서 '형 왜 그래? 원래 안그러잖아. 평소대로 해'라고 말했다"며 "저 형이 그렇게 진지한 모습은 처음 봤다"며 웃었다.
송신영도 인정했다. 송신영은 "정말이지, 성훈이 말 듣고 나서부터 좀 긴장이 풀렸다"며 혀를 쑥 내밀었다.
인천=신창범 기자 tigger@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