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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박종훈 감독, "송신영이 여러 명 살렸다."

신창범 기자

기사입력 2011-08-03 20:04 | 최종수정 2011-08-03 20:08


LG 송신영이 2일 인천 문학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SK와 경기에서 8회말 2사 1루 이호준 타석에서 구원 등판 했다. 송신영은 넥센에서 LG로 트레이드 된 후 첫 등판이다. 사인을 내고 있는 송신영.
인천=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 2011.8.2


결과적으로 성공했지만 일종의 모험이었다.

LG는 2일 인천 SK전에서 5대4로 짜릿한 1점차 승리를 거뒀다. 지난달 31일 넥센과의 트레이드를 통해 데려온 송신영이 마무리 투수로 마운드에 올라 1점차 리드를 지켜냈다. 1점 앞선 8회 2사 1루에서 LG 박종훈 감독은 송신영을 선택했다. 이적 후 3일만의 첫 등판. 아무리 프로 13년차 베테랑 투수에다 담대하기로 유명한 송신영이지만 긴장할 수 밖에 없는 상황. 실제로 마운드에 선 송신영은 긴장한 표정이 역력했다. 선두타자를 볼넷으로 내보낸 송신영은 다음 타자를 범타로 처리하며 위기를 넘겼고, 9회에도 무실점으로 막으며 팀 승리를 지켜냈다.

하루가 지난 3일 문학구장에서 만난 박종훈 감독에게 송신영의 첫 등판 상황이 너무 가혹하지 않았느냐고 질문했다. 박 감독은 "인정한다. 제일 좋은 건 (송)신영이가 등판하지 않는 것이었는데 1점차로 몰리면서 어쩔 수 없었다. 그 상황에서 신영이를 내보내지 않았다면 내겐 더 가혹하지 않았을까 싶다"며 웃었다. 박 감독은 "선택의 여지가 없었고, 막아줄 거라는 믿음도 있었다"며 마무리 투수에 대한 신뢰를 나타냈다. 이어 그는 "신영이가 여러 명 살렸다"고 말하며 안도의 긴 한숨을 내쉬었다.

정작 당사자인 송신영은 어땠을까.

3일 야구장에 나타난 송신영의 얼굴엔 여유가 묻어났다. 하지만 전날 등판에 대해 묻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송신영은 "어제 밤새 배가 아파 혼났다. 트레이드 되고 나서부터 좋지 않았는데 어제 등판하고 나서 긴장이 풀렸는지 경기가 끝난 뒤엔 너무 아팠다. 지금은 약을 먹고 많이 좋아졌다"며 전날밤의 긴장감을 털어놓았다.

송신영은 "불펜에 있을 땐 몰랐는데 등판하러 외야에서 뛰어나오는 순간 '송신영, 송신영'하는 관중들의 함성이 귀에 들어오자 갑자기 긴장이 됐다. 최근에 가장 긴장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옆에서 듣고 있던 정성훈이 거들었다. 이들은 현대와 히이로즈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동료. 정성훈은 "8회에 (이)호준이형을 상대로 볼넷을 주는데 잔뜩 긴장한 모습이었다. 그래서 다가가서 '형 왜 그래? 원래 안그러잖아. 평소대로 해'라고 말했다"며 "저 형이 그렇게 진지한 모습은 처음 봤다"며 웃었다.

송신영도 인정했다. 송신영은 "정말이지, 성훈이 말 듣고 나서부터 좀 긴장이 풀렸다"며 혀를 쑥 내밀었다.


인천=신창범 기자 tigger@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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