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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바리 이정훈 감독의 북일고 8강 진출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1-08-03 20:08


북일고 송주영이 강릉고 타자들을 상대로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송주영은 6⅔이닝 4안타 무실점으로 팀의 8강을 이끌었다. 목동=김재현 기자 basser@sportschosun.com

천안북일고 이정훈 감독은 현역시절 '악바리'로 불렸다.

악착같이 물고 늘어지는 플레이가 돋보여 붙여진 별명이다. 은퇴 후 한화와 LG 코치를 거쳐 지난 2009년 북일고 감독에 부임한 후에도 이 감독의 근성은 변함없었다. 북일고 사령탑 부임 당시 학교내 컨테이너를 자신의 숙소로 삼은 것은 유명한 일화다. 학교에서 마련해준 아파트를 마다하고 야구장 옆 컨테이너를 숙소로 사용했다. 선수들과 함께 호흡하고 모든 것을 체크하기 위해서였다. 독한 감독을 만난 선수들은 한시도 긴장을 늦출 수 없었다. 악바리 근성은 결과로 이어졌다. 북일고는 이 감독 부임 후 전국대회 우승과 준우승을 각각 3차례 차지했다.

올해도 북일고는 고교 최강으로 군림하고 있다. 주말리그 전반기 5전 전승에 이어 후반기에도 5승2패로 중부권 1위를 차지했다. 2학년 투수 '3총사'가 북일고의 주축 전력이다. 140㎞대 후반의 빠른 공을 뿌리는 윤형배와 언더핸드스로 송주영, 왼손 김인태가 그들이다. 중학교 시절부터 이 감독이 눈여겨 봐 온 재목감들이다. 북일고 입학 후 정신력부터 가르쳤다. 이 감독은 "마운드에서 결과를 생각하지 말고 상대에게 강한 인상을 줘야 한다고 강조한다"며 "오버하지 말고 자신감을 가지면 내년에는 진짜 에이스들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이들이 어느 정도 수준에 올라왔다'는 이 감독 스스로의 자신감이기도 하다.

'수제자'들은 믿음을 져버리지 않았다. 북일고가 강릉고를 꺾고 8강에 진출했다. 북일고는 3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66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스포츠조선-조선일보-대한야구협회 공동 주최) 2회전에서 선발 송주영과 윤형배 김인태 등 3총사의 깔끔한 이어던지기로 강릉고를 6대0으로 완패했다. 지난달 29일 김해고와의 1회전서도 7대0으로 이겼던 북일고는 탄탄한 마운드를 자랑했다. 송주영은 6⅔이닝 4안타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고, 윤형배와 김인태는 합게 2⅓이닝 무안타 무실점으로 승리를 지켰다. 북일고는 0-0이던 3회 1사 2,3루서 엄태용의 땅볼로 선취점을 올렸고, 3-0으로 앞선 8회에는 임성재의 투런홈런 등으로 3점을 보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이어 벌어진 경기에서는 경북고가 광주일고를 연장 11회 끝에 9대4로 물리치고 8강에 올랐다. 경북고는 4-4 동점이던 연장 11회 승부치기에서 대거 5점을 뽑아 승부를 갈랐다.
목동=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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