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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정말 짜증나서. 이제 나도 안할 겁니다."
올스타 브레이크 이후 그의 활약은 프로야구 전체를 통틀어도 독보적이다. 타율은 무려 6할1푼1리. 21타석에서 나와 18타수 11안타다. 홈런도 5개나 된다. 4경기 연속 홈런을 기록하기도 했다. 10개의 타점에 2개의 볼넷까지, 한마디로 말이 필요없는 'SK의 신데렐라'다. 특히 중심타선의 해결사가 없는 SK로서는 구세주나 다름없다.
그런데 왜 정 코치는 안치용에게 짜증을 내는 걸까.
그런데 안치용은 이런 당연한 수순을 거부한다. 정경배 1루 주루코치나 이철승 3루 주루코치가 손을 내밀면, 안치용은 하이파이브를 하지 않은 채 두 코치의 어깨나 가슴을 친다. 당연히 정 코치나 이 코치의 내민 손은 민망하다.
처음에는 안치용의 착각인 줄 알았단다. 그런데 4경기 연속 홈런을 치면서 제대로 하이파이브를 한 적이 없다. 일부러 그러는 것이다.
안치용에게 물어봤다. 왜 그러냐고. 의외로 이유는 간단했다. "그냥 장난이죠 뭐."
얼굴에 장난기 하나없이 하이톤으로 대답한다. 심각한 표정으로 저렇게 말하는 건 정말 당황스럽다.
안치용은 "사실 제가 장난기가 너무 많아요. 사실 LG 시절 정성훈이 4차원 선수라고 말을 하는데, 저는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죠. 같이 LG에 있었던 (최)동수형이 잘 알아요"라고 했다. 그러면서 "제가 장난기가 너무 많은데 여기(SK)에서 정말 많이 자제하고 있어요. 그동안 성적도 좋지 않았고. 근데 방망이가 좀 맞으니까 그런 장난을 치고 싶네요"라고 덧붙였다.
이런 말을 하면서도 얼굴 표정은 변하지 않는다. "지금 농담하는 게 맞냐"고 얘기를 하자 즉각 "그렇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왜 표정변화 하나 없이 농담을 하냐"고 묻자 "그래야 더 재미있잖아요"라고 한다.
'피해자'인 정 코치도 "안치용의 장난이다. 처음에는 나도 얼떨결했는데, 이제 나도 대책을 마련해야겠다. 하이파이브를 안 할 수 없고 선수를 쳐서 먼저 어깨를 치든지 해야겠다. 계속 그랬으면 좋겠다"고 웃었다. 타격도 장난기도 정말 못 말리는 안치용이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