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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은 숫자에 불과합니다."
그랬다. 올스타 브레이크 이후 SK 타선의 신데렐라는 안치용이다. 이날 경기 전까지 4게임 연속 홈런포다.
그는 신일고 시절 천재적인 타격 재질로 많은 관심을 모았다. 그런데 출중한 재능에 비해 노력은 부족했다. 당연히 '게으른 천재'란 별명이 따라다녔다.
프로는 녹록치 않았다. 2002년 LG에 데뷔, 2006년까지 2할을 넘겨보지 못했다. 2008년 LG에서 101경기에 나서 2할9푼5리, 52타점을 올렸지만, 더 이상의 진전은 없었다.
결국 지난해 SK와 LG의 4대3 트레이드로 비룡의 유니폼을 입었다.
SK 김성근 감독은 당시 "안치용은 우리 팀내에서 없는 스타일의 선수"라고 했다. 뛰어난 타격 재질과 함께 노력하지 않는 자세를 동시에 지적한 것이었다. 지난해 후반기 30게임에 나서 3할1푼3리의 성적을 올렸지만, 주전을 확보하진 못했다.
올 시즌 전 오키나와 전지훈련에서 김 감독은 집중조련했다. 그러나 시즌 초반 어깨와 허리에 잔부상들이 왔다. 결국 2군으로 내려가야만 했다.
안치용의 '4게임 연속 홈런'은 생애 처음이다. 그러나 이 기록에 미련을 두지 않는 이유는 있다. 안치용은 "사실 올스타 브레이크 이후에도 몸상태는 그리 좋지 않았다. 그런데 지난 26일 롯데전은 운이 좋았다. 실투가 들어왔고, 잘 맞아서 2개나 홈런이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아직 2008년 LG시절에 비하면 타격감은 70~80% 정도다. 경기를 하면서 점점 나아지고 있다"고 했다.
그 말이 복선이 됐을까. 이날 안치용은 홈런을 기록하지 못했다. 연속경기 홈런은 4경기로 끝났다. 그러나 이날도 4타수 3안타, 1타점, 2득점의 맹타를 휘둘렀다.
SK의 신해결사로 우뚝 선 안치용이다. 대전=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