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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기 운이 나쁘지 않네요."
하지만, 경기 등판에 앞서 몸상태는 썩 좋지 않았다. 며칠 전부터 등과 허리 근육이 다소 결리는 듯 했고, 피로감도 유난히 가시질 않았다. 그래서 일부러 운동량을 줄이면서 몸에 휴식을 줬다. 악재는 또 있었다. 그간 타선에서 큰 활약으로 자신의 승리에 도움을 줬던 이범호 최희섭 김상현 등 이른바 'LCK포'가 이날 경기에는 모조리 나오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이범호는 허리 통증으로 이날 경기 선발에서 제외됐을 뿐이지만, 김상현 최희섭은 부상 때문에 아예 1군 엔트리에서 빠져 앞으로도 당분간 1군에서 보기 힘든 상황이다. 최희섭은 타구에 반복해서 맞은 오른쪽 엄지발가락 미세골절로 2~3주간 재활이 필요하고, 29일 광주 넥센전에서 넥센 투수 김상수의 공에 맞아 좌측 광대뼈가 함몰된 김상현도 최소 6주간 치료와 재활을 해야 한다.
이런 여러 이유때문에 윤석민은 30일 넥센전을 '후반기 승운의 시험무대'로 여겼다. 과연 여러 악재에도 불구하고 이길 수 있을까. 그러나 이런 고민은 딱 마운드에 오르기 전까지만 했다. 마운드에 오르고 난 뒤에는 오로지 상대 타자를 잡아내는 것에만 집중했다. 그러자 최상의 결과가 나왔다. 9이닝 5안타 12삼진 완봉승. 올해 첫 무사사구 피칭이었다. 타선도 딱 승리에 필요한 점수(2점)를 뽑아줬다. 그래서 윤석민은 이날 승리 후 "후반기 운도 나쁘지 않다. 팀이 어려운 상황이니 앞으로도 개인 성적보다 팀 승리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광주=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