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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수아 시대가 막을 내렸다.
마운드에 올라 모자를 벗고 바람에 날리는 머리를 매만진 뒤 모자를 다시 썼다. 끝이 아니었다. 고개를 이리저리 돌리며 목을 풀고 어깨도 툴툴 털었다. 진짜 투수같은 뜸 들이기였다.
모든 관계자를 한참 기다리게 한 뒤 세트 포지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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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게 다리를 올려 와인드업한 이수정은 긴 팔다리를 이용해 노바운드로 포수 차일목의 미트에 '총알같이 '공을 꽃아넣었다. 가운데 약간 높은 코스로, 후한 심판이라면 스트라이크도 줄 수 있는 공이었다. 다들 일순간 얼어붙었다. 과연 저런 미녀가 저런 공을? 이수정은 이날 밤 포털사이트 검색어 1위에 오르는 등 '선수급 시구'로 큰 화제가 됐다.
이날 중계를 맡은 KBS 하일성 해설위원은 "(투수판을 밟고 던지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회의적 시선을 보냈다가 시구를 지켜본 뒤 깜짝 놀라며 "정확하게 포수 미트에 들어간다는 것이 쉽지 않아요. 연습을 많이 했네요"라며 감탄사를 연발했다.
광주=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