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전홈런 전준우 "슬라이더 노렸다."

프로야구 롯데와 SK의 경기가 28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펼쳐졌다. 7회말 1사 2루 전준우가 역전 투런 홈런을 날리고 환호하고 있다. 전준우는 5회 2타점 동점 적시타도 날렸다.
부산=전준엽 기자 [e-mail]

롯데 전준우는 독특하다. 지난해 시즌 중반부터 롯데의 중견수를 꿰찬 전준우는 주로 8번타자로 나서 19홈런, 16도루를 기록했다.

거포의 이미지가 있었는데 올해는 톱타자로 나서고 있다. 빠른발과 장타력을 겸비했기에 어느 타순이든 그에 맞는 활약을 보여줄 수 있는 것. 프로야구 30년 레전드에 뽑힌 이순철 MBC+ 해설위원이 자신의 후계자로 낙점할 만큼 무한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시즌 초반 3루수로 뛰며 부진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던 전준우는 이내 자신의 페이스를 찾아 6월까지 타율 2할8푼5리에 5홈런, 15도루를 기록하며 좋은 활약을 펼쳤다. 두산 김현수의 추격을 뿌리치고 올스타 베스트10에도 뽑히며 승승장구.

그러던 그가 7월 들어 급격한 하락세를 탔다. 지난 19일까지 12경기서 타율 2할(55타수 11안타)에 불과했다. 첫 풀타임 출전이라 체력적인 한계에 부딪혔던 것. 경기장에서 볼 때마다 "힘들어 죽겠다"며 헉헉댔다. 그러나 슬럼프가 오래가지는 않았다.

지난 20일 잠실 두산전서 3안타를 치며 다시 감을 찾기 시작한 전준우는 28일 부산 SK전서 테이블세터와 해결사 두가지 모습을 다 보였다.

1-4로 뒤진 3회말 1사 2루서 전준우는 3루쪽 기습번트로 SK 내야진을 흔들었다. 3루수 최 정과 투수 글로버가 잡으려고 뛰어왔지만 글로버가 잡았을 땐 이미 1루에 도착했다. 전준우가 분위기를 끌어올려 김주찬의 안타로 1점을 따라붙었다.

2-4로 뒤진 5회말 1사 2,3루서는 좌측의 안타로 4-4 동점을 만든 전준우는 7회말 1사 2루서 천금같은 역전 투런포를 터뜨렸다. 구원투수 송은범이 던진 초구 136㎞의 슬라이더가 가운데 높게 들어오자 여지없이 방망이를 돌렸고, 맞자 마자 홈런임을 직감한 전준우는 오른손을 1루측 관중석으로 쭉 뻗으며 팬들의 환호를 이끌어냈다. 지난 2일 대구 삼성전 이후 26일만에 맛본 손맛이다.

"최근 가볍게, 정확하게 치려고 노력한게 좋은 타구를 만들어 내는 것 같다. 이틀전 SK투수들이 변화구를 많이 던져 7회 타석 때 초구부터 슬라이더를 노렸는데 높게 들어와 홈런으로 이어질 수 있었다"는 전준우는 "최근에 장원준이 잘던지고도 승을 놓쳐 오늘은 꼭 승리를 챙겨주고 싶었다"고 했다.
부산=권인하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