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훈 감독이 5할 승률을 목표로 잡은 이유는?

LG 박종훈 감독이 21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넥센전에서 답답한 표정으로 짓고 있다. 넥센에 경기를 끌려가며 좀처럼 연패 탈출이 쉽지 않자 아쉽운 표정으로 선수들의 플레이를 지켜보고 있는 박종훈 감독.
목동=송정헌 기자 [e-mail] 2011.7.21

LG 박종훈 감독이 후반기 목표 승률을 5할로 잡았다.

LG는 27일 현재 41승41패를 기록하며 5위 롯데와 2경기차 4위를 달리고 있다. 치열한 4강 싸움을 위해 최대한 승수를 벌어놔도 모자를 판에 목표치를 '5할'로 설정한 이유가 무엇일까.

일단 5할 승률은 포스트시즌 진출을 위한 마지노선이다. 현실적으로 선두권으로 치고 올라가기 힘든 상황에서 4위를 수성해 포스트시즌 진출을 노리겠다는 것. 실제로 3위와 4위는 준플레이오프에서 맞붙기 때문에 순위에 따른 이점이 크지 않다. 3위 SK와의 승차도 4.5게임차까지 벌어져있는 상황이다.

최근 5년간 5할 승률을 기록하고도 4위 안에 들지 못한 팀은 2006년 두산(승률 5할1푼2리)와 2008년 한화(5할8리)밖에 없었다. 당시에는 5할 승률을 기록하고도 4강에 들지 못할 만한 이유가 있었다. 2006년에는 롯데(4할7리)와 LG(3할8푼5리)라는 약체가 있었다. 또한 2008년에는 두 팀(히어로즈 3할9푼7리, LG 3할6푼5리)이나 4할을 달성하지 못했다.

하지만 올시즌은 상황이 다르다. 순위 양상을 봤을 때 확실한 1위팀이 없는 2006년과 비슷하지만, 눈에 띄는 약체가 넥센 하나뿐이다. 넥센 역시 고추가루부대 역할을 톡톡히 하는중. 1위 독주팀이 없고, 각 팀 간 전력차가 크지 않기 때문에 5할 승률이면 포스트시즌 진출에 승산이 있다. 추격자 롯데와 두산이 물고물리는 효과를 기대해볼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새로운 목표치 설정에 박종훈 감독의 고민 또한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LG는 6월 중순부터 뒷문 불안으로 주춤하기 시작했다. 신인 임찬규가 무너진 것을 시작으로 불펜진 전체가 한계를 노출했다. 불펜 난조와 맞물려 팀 순위 또한 2위에서 4위까지 추락. 7월 성적은 고작 5승10패다.

박 감독은 후반기를 시작하기에 앞서 "선발투수를 마무리로 돌리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이는 단점의 최소화 대신 장점의 극대화를 선택한 것이다.

올시즌 LG의 상승세를 이끈 박현준-주키치-리즈는 긴 이닝을 책임질 수 있는 선수들이다. 실제로 전반기 투구이닝수에서 박현준(119⅔이닝)이 1위, 주키치(115⅓이닝)가 3위, 리즈(106⅔이닝)가 7위에 올랐다. 박 감독은 이들에게 긴 이닝을 책임지게 한 뒤, 잡을 수 있는 경기라고 판단이 들 때 불펜진을 집중 투입하겠다는 생각이다.

이는 선택과 집중이라고 볼 수도 있다. LG의 잔여경기 일정은 매우 험난하다. 올시즌 3승7패로 고전하고 있는 삼성에게 9경기, 쉽지 않은 상대 SK와 10경기가 남아있다. 현재 팀 사정을 감안해 버릴 경기는 버리고, 잡을 경기는 확실히 잡는 전략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이명노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