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스에서 잘치는 두 얼굴의 사나이는 누구?

SK 최 정, 한화 최진행, 롯데 손아섭, 삼성 박석민(왼쪽부터) 등은 주자가 없을 때보다 득점 찬스에서 높은 타율을 보이는 찬스에 강한 타자들이다. 스포츠조선DB

두 얼굴의 사나이들이 있다.

주자가 없을 땐 별로 잘치지 못하는데 득점 찬스에선 여지없이 터진다. 주자가 있을 때와 없을 때가 확연히 다른 타자들이 있다.

득점권 타율 상위권 선수들이 대부분 이런 '두 얼굴의 사나이'들이다. 각팀의 중심타자들이 대부분. 득점권 타율 1위는 SK의 최 정이다. 57타수 23안타로 타율이 무려 4할4리나 된다. 시즌 타율도 3할3푼1리로 좋은데 득점권에선 더 잘친다. 반면 주자가 없을 땐 2할9푼9리로 정확도가 떨어진다. 찬스에서 집중력이 그만큼 좋다는 뜻이다.

한화 최진행과 삼성 박석민은 득점권과 주자 없을 때의 타율이 크게 차이가 난다. 최진행은 득점권에서는 무려 3할7푼3리(83타수 31안타)나 된다. 주자 없을 때는 겨우 2할3푼4리다. 박석민도 득점권에선 3할5푼4리(82타수 29안타)로 5위인데 주자가 없을 땐 2할3푼6리의 빈타에 허덕인다.

"이젠 찬스에서 타점을 올리는 재미를 느끼고 있다"는 롯데의 3번 손아섭도 찬스에서 강하다. 득점권타율 3할5푼8리로 이대호(0.354)보다 높다. 주자가 없을 땐 2할7푼3리에 그친다. 테이블 세터인 2번 타자로 나섰던 지난해엔 주자 없을 때(0.300)와 득점권(0.309) 타율이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지만 중심타선으로 활약하는 올해는 찬스에서 더욱 집중하는 모습이다.

이대호와 KIA 이범호 등은 주자가 있든 없든 항상 잘치는 '한결같은 타자'다. 타점 1위에 오른 이범호는 주자가 없을 땐 3할4푼8리를 기록중인데 득점권에서도 3할2푼7리의 고타율을 자랑한다. 찬스에선 타점을 올리고 주자가 없을 땐 출루를 해 뒤의 최희섭과 김상현에게 찬스를 만들어준다. 이대호도 득점권에서는 3할5푼4리(4위)의 높은 타율을 자랑하는데 주자가 없을 땐 3할6푼8리를 기록하고 있다.

테이블세터들 중엔 주자없을 때가 득점권에 주자가 있을 때보다 훨씬 나은 타격을 하는 선수들이 종종 보인다. KIA 이용규는 너무 잘쳐서 차이가 나 보인다. 이용규의 득점권 타율은 3할1푼3리다. 16위에 오른 고타율이다. 그런데 주자가 없을 때는 무려 4할을 기록 중이다. 삼성의 배영섭도 주자가 없을 땐 3할4푼1리의 높은 타율을 보였지만 득점권 타율은 2할3푼5리에 불과했고, 두산 오재원도 주자가 없을 땐 3할3푼1리를 쳤지만 득점권에선 겨우 1할7푼2리로 고개를 숙였다.
권인하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