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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할수록 천천히…'
용병 선수의 적응에 시간이 필요하다는 철학이 확고하다. 실제 그 말대로 실천한다. 삼성이 가코 대신 영입한 투수 덕 매티스가 대표적이다.
이달 중순 영입한 매티스는 21일 입국했다. 불펜 피칭을 지켜본 결과 구위가 좋다는 평가다. 최근 선발이 튼실하지 못했던 삼성 입장에서는 당장 1군에 올릴 법한 유혹을 느낄만한 상황. 하지만 용병 기용법에 대해서만큼 류 감독은 만만디다. 차분한 '적응'을 통해 '천 단추'를 잘 꿰도록 하기 위해서다.
실제 류 감독은 "전혀 다른 문화와 환경 속에 들어오는 용병에게는 처음 기억이 중요하다"며 소신을 밝힌 바 있다. 또 "매티스가 올라오면 선발 1명이 내려가야 한다. 그런 면에서 매티스가 후반기 키 플레이어"라고 했다. 용병 투수의 적응 문제는 개인을 떠나 팀 전체에 영향을 미칠수 있는 중요한 변수라는 것이 류 감독의 생각이다.
류중일 감독은 26일 광주 KIA전에 앞서 "덕 매티스가 내일 2군 경기에 80개 정도를 던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1군 합류 일정에 대해 류 감독은 "일단 주말 잠실 LG전부터 1군에 합류시켜 팀 분위기를 익히게 할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1군 합류가 반드시 엔트리 등록을 의미하는 건 아니다. 첫 등판은 아예 다음주가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카도쿠라 대체 용병에 대해서도 류 감독은 느긋하다. 대체 용병 영입 시점을 묻자 "찾고 있는데 아직 잘 모르겠다. 8월15일까지만 뽑으면 되지 않나"라고 반문한 뒤 "급하다고 아무나 데려올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시기적으로 늦어지더라도 실력있는 용병 선발이 우선 가치라는 뜻이다.
초보답지 않은 사령탑의 긴 호흡. 원인 없는 결과는 없다. 삼성의 예상 밖 선전에도 다 그만한 이유가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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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