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정성훈, "1번 타자 의외로 편하더라"

20일 목동야구장에서 넥센과 LG의 경기가 열렸다. LG 정성훈이 타격 훈련에 앞서 새로운 배트를 살펴보고 있다.
목동=홍찬일기자[e-mail]

"의외로 편하던데요."

정성훈은 올시즌 LG의 타순 고민 해결사였다. LG는 전반기 주전들의 잇따른 부상으로 타선에 구멍이 많았다. 정성훈은 그때마다 다양한 타순에서 제 몫을 다했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5번 타자로 가장 많은 타석에 들어섰지만, 눈에 띄는 것은 1번 타자 출전 기록이다. 그것도 대타가 아닌 선발로 6경기, 21타석에 나왔다. 이는 박종훈 감독의 고육지책이었다. 톱타자 이대형이 부상으로 자리를 비운 사이 양영동 박용택 등이 1번으로 나섰지만 결과는 좋지 못했다. 결국 타격감이 좋은 정성훈을 1번으로 기용하게 된 것. 정성훈의 마지막 1번 타자 출전은 현대에서 뛰던 지난 2006년 9월30일 대전 한화전이었다.

정성훈은 기대에 부응해냈다. 7일 대전 한화전부터 16일 부산 롯데전까지 1경기를 제외한 6경기에 1번 3루수로 선발 출전해 18타수 6안타로 타율 3할3푼3리를 기록했다. 톱타자로 물오른 타격감을 과시할 때 엉치뼈 통증이 왔지만, 때마침 이대형이 돌아왔다.

올스타 휴식기였던 24일 잠실구장에서 훈련중이던 정성훈을 만날 수 있었다. 그는 1번 타자 출전에 대해 "사실 처음엔 많이 어색했다. 타순에 따라 투수의 공을 보는데 차이가 있는게 사실"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금세 말을 바꿨다. "예전과 달리 의외로 1번 타자 자리가 편했다. 공이 잘 맞더라"면서 미소지었다.

진지함 속에 묻어나오는 엉뚱함이 트레이드 마크인 정성훈. 이날 역시 대화 도중 "사실 어느 타순이던지 열심히만 하면 된다"면서 방망이를 매섭게 돌렸다.


이명노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