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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끼리 서베이] 투수들, 이용규보다 이대호가 까다롭다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1-07-24 13:57 | 최종수정 2011-07-24 14:32



마운드에 선 투수들이 가장 상대하기 힘들어하는 타자는 바로 '거인의 자존심'이대호였다.

올시즌 나란히 타격 1, 2위를 달리고 있는 KIA 이용규와 롯데 이대호. 투수들은 최고의 컨택트 능력과 빠른 발로 투수들을 괴롭히는 이용규와 도무지 약점을 찾을 수 없는 '무결점 타자' 이대호 중 어떤 선수를 상대할 때 더욱 어려움을 느낄까. 스포츠조선은 이용규와 이대호의 소속팀인 KIA와 롯데를 제외한 6개 각 구단의 투수 5명씩, 총 30명의 투수들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벌였다. 그 결과 롯데 이대호가 19표를 받아 8표에 그친 이용규를 누르고 가장 상대하기 까다로운 타자로 선정됐다.

한화 류현진은 "이대호는 장타력이 있어 부담스럽다. 이용규에게는 맞아도 안타라는 생각이지만 이대호에게는 큰 것 한방이면 점수를 줄 수 있다는 생각에 더욱 어렵게 상대하게 된다"고 밝혔다. 두산 김선우 역시 "언제든 터질 수 있는 한방이 있어 항상 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넥센 김성현은 "장타력을 갖춘 타자가 컨택트 능력도 이용규 만큼 좋다"는 설명으로 이대호의 손을 들어줬다.

이밖에 LG 박현준 임찬규, 삼성 차우찬 정현욱, SK 글로버 정우람 등 각 팀의 주축 선수들이 이대호를 가장 상대하기 어려운 타자로 꼽았다. 장타력과 정확성을 겸비했다는 데 모두들 후한 점수를 줬다.


이대호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이용규를 지목한 투수들도 많았다. 특히 한화의 젊은 선발진이 이용규의 커트 능력에 대해 혀를 내둘렀다. 김혁민은 "투수를 너무 괴롭힌다. 커트가 많아 이용규를 상대로 던지다보면 힘이 빠진다. 공을 많이 던지게 하고 안타까지 치고 나가니 정말 얄밉다"고 말했다. 안승민 역시 "유인구는 커트하고 볼은 골라내는 능력이 탁월하다. 그래서 이용규를 상대로는 아예 안타를 주더라도 초구부터 적극적으로 승부한다"고 밝혔다. LG의 용병투수 주키치와 두산 이현승은 이용규에 대해 "컨택트 능력도 좋지만 살아서 나가면 누상에서 투수를 어지럽게 한다"고 했다. 빠른 발을 이용한 이용규의 주루플레이에도 높은 점수를 준 것이다.

3명의 선수는 도저히 한쪽 손을 들어줄 수 없다며 선택을 포기했다. 삼성 오승환, 두산 고창성, SK 이영욱이 그 주인공들. 오승환은 "둘다 상대하기 정말 힘들다. 우열을 가릴 수 없다"고 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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