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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리즈 4승. 지금도 야구인들 사이에서 회자될 정도로 경이로운 기록이다."
그렇다면 같은 팀에서 뛰던 '국보급 투수' 선동열은 김 교수의 눈에 어떻게 비쳤을까. "구위만 놓고 보면 누구도 따라올 선수가 없었다"고 단언했다. 김 교수는 "당시 해태에 있던 투수들 조차 '나도 선동열처럼 아무 두려움 없이 시원하게 던져보는 것이 소원'이라고 할 정도였다"는 이야기도 들려줬다.
그러나 최동원과 선동열 둘 중 하나의 '지존'을 골라 보라고 하자 최동원을 언급했다. 김 교수는 "내가 가장 주목하는 부분은 연투능력이다. 최동원은 전날 완투를 하고도 다음날 경기에 곧바로 투입돼 던질 수 있었다. 하지만 선동열은 다음날 경기에는 나서지 못했을 것"이라며 "그 차이는 스타일에서 나온다. 최동원은 기술이 상당히 좋은 투수였다. 구위는 선동열에 비해 떨어지지만 직구 외에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 등 다양한 변화구를 구사했고 상황마다 경기를 풀어나가는 능력이 탁월했다. 반면 선동열은 직구, 슬라이더 두 가지 구종만을 던졌다. 강력한 힘으로 상대를 제압하는 스타일이었기 때문에 많은 힘이 소모될 수 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선동열이 일본에 진출했을 당시 함께 일본에 머물렀었다는 김 교수는 "선동열이 일본 진출 후 초반에 애를 먹은 것도 결국 구종이 다양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마지막에는 "두 투수 모두 지금까지도 한국을 대표하는 투수로 남아있지 않나. 정말 훌륭한 선수들이었다"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