핼쑥해진 최동원, "걱정마세요. 괜찮습니다"

전통의 라이벌 경남고와 군산상고의 레전드 리매치 경기가 22일 목동야구장에서 펼쳐졌다. 최동원이 덕아웃에서 선수들을 응원하고 있다.
목동=전준엽 기자 [e-mail]

"걱정 마세요. 운동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최동원(53) 전 한화 2군 감독의 목소리는 나직했지만, 여전히 힘이 실려있었다. 자신의 건강에 대한 우려에 대해 몇 번이고 "식이요법 때문에 체중이 줄었을 뿐이니 오해 마시라"고 강조했다. '무쇠팔' 최동원의 자신감은 여전했다.

선동열 전 삼성 감독과 함께 한국 프로야구 역사상 가장 위대한 투수로 손꼽히는 최동원 전 한화 2군 감독은 22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레전드 리매치 경남고 레전드 VS 군산상고 레전드' 경기에 경남고 유니폼을 입고 등장했다. 배번은 현역때와 마찬가지로 '11', 에이스의 상징이었다. 하지만, 이날 수많은 올드팬들의 바람과는 달리 최 전 감독은 경기에 나서지 않았다. 경기 전, 캐치볼을 하며 몸을 푸는 동료 선후배와는 달리 최 전 감독의 모습은 좀처럼 볼 수 없었다. 그 시간에 최 전 감독은 목동구장 3루 덕아웃 쪽의 경남고 라커룸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왜 였을까.

어렵게 라커룸으로 찾아가 최동원 전 감독을 만났다. 기자와는 2007년 7월18일, 춘천 의암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2군 올스타전 이후 4년 만의 해후다. 처음 보자마자 무척 충격을 받았다. 한 눈에 보기에도 건강하던 4년전의 모습과는 전혀 달라져 있었다. 전체적으로 체중이 크게 줄어든 모습인데다, 핼쑥해진 얼굴은 마치 환자처럼 보였다. 조심스럽게 근황과 몸상태를 물었다.

"내가 살을 좀 과하게 뺐다고. 그래도 몸은 괜찮아요. 산에서 좋은 공기 마시면서 운동하면서 잘 지내요. 체중도 다시 오르고 있어요." 최동원 전 감독은 기자에게 걱정할 것 없고 말했다. 체중이 크게 줄은 것은 채식 위주의 식이요법과 단식요법 때문이다. 최 전 감독은 근황에 대해 "요즘에는 강원도 쪽의 산에 들어가 건강을 회복하고 있어요. 직접 기른 채소등 좋은 음식 먹으면서 맑은 공기 쐬고 하니까 좋더라고. 생각도 많이하고, 예전 야구자료들 정리하면서 잘 지냅니다"라고 밝혔다.

최동원 전 감독은 2007년 1월 대장암 판정을 받은 뒤 수술을 통해 건강을 되찾았다. 지난해 한때 흘러나왔던 '간암투병설'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최 전 감독은 "그런 루머가 나왔을 때 정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어요. 그래서 일부러 조용한 산에 들어간 면도 있어요"라고 말했다. 이어 "나이가 들면서 '아프다'는 소리가 싫더라고. 살도 너무 찌면 보기 좋지 않아서 일부러 많이 뺐지. 근데 너무 많이 빼서 조금 힘들길래 지금은 다시 불려가고 있어요. 그래도 지금 70㎏나 나가요"라고 급격한 체중 감소의 이유를 설명했다.

현역 시절, '최고'의 자리에 올랐던 최동원 전 감독은 이날 레전드 리매치에 나서지 못하는 것을 안타까워했다. "내가 어설픈 것은 싫어해요. 안하면 모를까 하면 제대로 한다고. 이번에도 연습을 모처럼 본격적으로 했거든. 그런데 허리에 무리가 오더라고. 아무래도 나이는 어쩔 수 없나봐요"라며 껄껄 웃는다. 그러면서 "언젠가는 다시 프로야구 무대에 돌아가고 싶네요. 걱정 마시고, 기다려 주세요"라고 말을 마쳤다. 한국 프로야구의 '레전드' 최동원의 건강한 복귀를 기대해본다. 목동=이원만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