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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가 1위로 전반기를 마감했다. 말이 절반을 의미하는 전반기일 뿐 KIA는 이미 페넌트레이스 65%를 소화했다. 3쿼터 중 2쿼터를 6할 가까운 승률로 마친 셈. 한국시리즈 우승의 전제조건인 시즌 1위 확보가 조금씩 가시권에 들어오고 있다.
강점을 더욱 강하게…
KIA의 강점은 '선발 야구'다. 전반기 1위 비결은 단연 '최대 장점'의 복원이었다.
1년만에 KIA는 선발 야구를 완벽하게 살려냈다. 그 중심에 3관왕 에이스 윤석민이 있다. 로페즈는 윤석민과 함께 원-투 펀치 역할을 충실히 소화했고 베테랑 서재응의 헌신과 새 용병 트레비스도 성공적이었다. 철저한 등판 간격과 투구수 관리가 이뤄진 덕이었다. 올시즌 최강으로 돌변한 활화산 타선 지원도 선발 야구를 강화시킨 주요 요인 중 하나였다.
KIA 조범현 감독의 빌딩 철학은 '강점에 포커스를 두고 이를 더욱 강화하는 조직 구축'에 있다. 마운드 운용의 포커스 역시 선발 리빌딩에 있었다. "뒤(불펜)가 강하지 않다는 사실을 알고 있지만 선발을 빼 불펜으로 돌릴 경우 앞 뒤 모두 어중간해질 거라고 판단했다. 선발에 비중을 두고 운용해야겠다고 생각했고 이 판단을 밀어붙였다. 지금까지는 잘 맞아 떨어진 것 같다," 전반을 1위로 마친 조 감독의 설명이다.
이범호 효과와 백업 선수들의 매직
전반기 MVP를 꼽아달라는 부탁에 조범현 감독은 "선수들 모두 다"라고 말하며 손사래를 친다. "성적으로 본다면 물론 (윤)석민이, (이)범호, (이)용규가 물론 더할 나위 없이 잘 해줬다. 하지만 특정 선수만을 꼬집어 말하기는 어렵다. 팀이 어려울 때 (서)재응이가 팀을 위해 불펜을 맡았다. 용규가 없을 때 (김)원섭이가 잘해줬고, 용병 로페즈, 트레비스도 제 몫을 해줬다. 무엇보다 우리 선수들은 전체적으로 팀이 위기일 때 강하게 버텨냈다. 올시즌 가장 달라진 모습이다." 조 감독이 2~3년간 심혈을 기울여온 백업야구가 틀을 잡아가고 있는 셈.
KIA는 부상선수가 유독 많았다. '완전 전력'을 구성하고 치른 경기가 거의 없을 정도였다. 하지만 성적은 1위다. 백업층 강화와 '이범호 효과'를 설명하지 않을 수 없다. 지난 겨울 이범호 영입으로 김상현이 외야로 돌아서자 내·외야 전 포지션에 비상이 걸렸다. 김선빈 나지완 차일목 박기남 이현곤 신종길 김주형 최훈락 등이 경쟁 구도 속에서 스스로를 담금질했다.
조 감독은 "주전이 자기 자리가 있다고 머물러 있으면 발전은 없다. 끊임 없는 경쟁구도가 필요한 이유다. 아차하면 자리를 빼았길 정도가 돼야 스스로 위기의식을 느낄 수 있다. 팀이 강해지는 첫번째 방법"이라며 '경쟁 분위기 조성'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제 KIA는 어지간한 주전 1~2명 쯤 이탈해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다. '부상 로테이션'이란 용어가 자연스럽게 어울릴만큼 KIA는 단단해졌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