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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마무리 오승환의 별명은 '끝판대장'이다. 이런 멋진 별칭을 받을 자격이 있다.
삼성 류중일 감독은 "올 시즌 전반기에 모든 선수가 잘해줬다. 특히 고마운 선수는 2년의 공백을 뒤로 하고 너무나 좋은 활약을 하고 있는 오승환"이라고 했다. 그만큼 믿음직스럽다.
그러면서 예전을 떠올렸다. 류 감독이 삼성에서 현역으로 뛰던 시절 삼성은 화끈한 공격야구의 대명사였다. 하지만 뒷문은 늘 허약했다. 프로원년 멤버 권영호 이후 확실한 마무리 투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류 감독은 "확실히 야구에서는 투수력이 탄탄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늘 불안하다. 삼성이 다시 뒷문이 강해지기 시작한 것은 양준혁을 해태로 내주고 임창용을 받은 뒤부터였다"고 했다.
류 감독은 "어린이날 행사로 선수들과 어린이가 어우러진 단체 줄넘기를 했다. 그때 창용이가 나갔는데 스무번 넘게 넘은 것 같다. 나도 벤치에서 '아 너무 무리하면 안되는데'라고 생각했는데 결국 사단이 났다"고 했다.
이날 삼성은 현대와의 홈 경기에서 8회까지 8-3으로 앞서고 있었다. 그러나 경기를 마무리하기 위해 나선 임창용이 만루홈런을 맞고 동점을 허용한 뒤 10-14로 역전패했다. 설상가상으로 삼성은 이날 경기를 시발점으로 10연패를 했다.
류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선수를 경기 전에 불러놓고 힘을 다 빼면 어떻하냐'며 노발대발하셨다. 그 이후로 행사 자체가 모두 취소됐다"고 덧붙였다.
33경기를 나와 36⅓이닝을 소화한 오승환은 올 시즌 허용한 자책점이 단 3점, 평균 방어율은 0.74다. 한마디로 철벽 마무리다. 일본프로야구 야쿠르트의 마무리인 임창용은 3승19세이브, 방어율 2.34로 올 시즌에도 여전히 좋은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두 선수를 모두 지켜본 류중일 감독으로서는 오승환의 맹활약을 보며 임창용을 떠올리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하다. 대구=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