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는 심각한 갈림길에 서 있다.
문제는 올라갈 가능성보다 내려갈 가능성이 더욱 농후하다는 점이다. 추락의 끝을 알 수가 없다는 점이 더욱 큰 문제다. 이대로 가다간 4위권도 위험할 수 있다.
심화되는 악순환의 고리
SK는 6월 10승11패를 했다. 7월에는 2승6패로 8개 구단 중 최하위다. 우천취소된 7경기는 그나마 다행이었다. SK의 추락이 더욱 깊어질 뻔했다.
핵심은 'SK다운 야구'가 전혀 나오지 않는다는 점이다. 끈끈한 조직력과 강한 투수력을 바탕으로 접전상황에서 승률에 매우 높았던 SK다. 때문에 올 시즌 초반까지 얄미울 정도로 승부처에 유난히 강했던 SK다. 그러나 6월 중순부터 승부처에서 매우 약하다. 그 시발점은 선발 로테이션의 붕괴였다. SK의 마지막 보루였던 불펜이 무너지기 시작했고, 가뜩이나 약했던 타선 역시 부담감을 느끼며 기복이 심해졌다.
뾰족한 수가 없다. SK 김성근 감독은 최근 1.5군 선수들을 중용하며 분위기 전환을 꾀하고 있다. 엄정욱 이영욱 박희수 박종훈 등을 마운드에 올리면서 전환점을 찾고 있다. 게다가 16일, 17일 연속으로 특타를 하면서 경쟁을 유도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수비진의 결정적인 실책까지 나오면서 악순환의 고리가 완화되기는 커녕 점점 심해지는 분위기다.
좋지 않은 상황들
SK는 객관적인 전력상승의 요인들이 있다. 9월 안에 에이스 김광현이 돌아오고, 새로 합류한 용병 브라이언 고든은 한국야구에 적응되면 선발의 한 축을 책임질 수 있는 기량이 있다. 아직 복귀가 불투명한 박경완 역시 후반기 막판 돌아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이 모든 게 가능성일 뿐 불투명하다. 김광현이 돌아온다고 해도 시즌 초반같은 투구를 보이면 오히려 팀에 많은 악영향을 준다. 현재 SK는 김광현 복귀라는 심리적인 마지노선이 있기 때문이다.
반면 SK 자리를 호시탐탐 노리는 LG와 4위를 위해 총력전을 벌이고 있는 롯데와 두산은 조금씩 제 페이스를 찾고 있다. 주전타자들이 줄부상으로 대거 이탈했던 LG는 박용택과 '작은' 이병규가 올스타 브레이크 이후 복귀를 준비하고 있다. 또 최근 올 시즌 마무리로 낙점된 신인 임찬규가 자신감과 제구력을 되찾으면서 뒷문이 더 탄탄해졌다.
롯데와 두산 역시 점점 자신의 페이스를 찾고 있다. 올스타 브레이크 이후 4위 싸움을 위한 총력전을 준비하고 있다.
SK가 더욱 힘든 것은 한화, 넥센 등 모든 팀이 만만치 않다는 점이다. 한화는 최근 SK에 3연승, 넥센은 지난 시즌부터 SK만 만나면 자신감이 있다. 올 시즌 7연패를 한 SK의 시발점은 한화와 넥센의 4연패였다. 순위는 비교우위에서 결정되지만, 결국 SK가 상승세로 돌아서기 위해서는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겨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그렇지 않으면 자칫 포스트 시즌 진출마저 위험할 수 있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